'빚 악순환' 자영업자 연체 13조
2023-11-22 00:00:01 게재
전년대비 2.5배 늘어
카드론 돌려막기 급증
한국은행이 22일 국회 기획재정위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시도별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연체 금액은 13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 말(5조2000억원)에 비해 약 2.5배(153.8%) 증가한 규모로 다중채무자 총대출잔액(743조9000억원)을 기준으로 연체율은 1.78%에 이른다. 연체율도 지난해 2분기(0.75%)에 비해 약 2.4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한은의 이번 추산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부채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이 재차 확인됐다.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수는 177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172만4000명) 대비 3.2% 증가해 역대 최대를 보였다. 다중채무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은행권 뿐만 아니라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2금융권 대출을 함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그만큼 부채상환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이번 추산에서 원리금을 1개월 이상 연체한 자영업 다중채무자를 기준으로 했다.
서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카드론 대출도 돌려막기가 급증하는 양상이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신용카드 9개사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49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5% 급증한 수치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을 받은 차주가 카드론을 갚기 위해 카드사로부터 다시 대출받는 상품을 뜻한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대환대출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상환능력이 취약한 차주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이번에 추산한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과 관련, 앞으로 금리가 1.0%p 오를 때마다 연간 5조2000억원의 이자 부담이 가중된다고 했다. 1인당 평균 연 291만원에 해당한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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