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성장률 3년째 하락 전망 … 미 1.6%, 중 4.5%
세계은행 경제전망보고서 "올해 2.4%, 내년 2.7%"
지정학적 갈등과 교역 둔화, 주요국 긴축정책이 발목
세계은행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정학적 갈등과 교역 둔화, 주요국의 긴축정책을 3대 이유로 지목했다. 세계 경기가 장기침체에 빠져들고 있는 모양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경제의 빠른 반등을 기대했지만,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지게 됐다.
10일 세계은행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4%로 예상했다. 지난해 추정치 2.6%보다 0.2%p 낮아진 수치다. 작년 6월 보고서에서 수정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과는 같다. 2025년에는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다소 낮아지면서 세계 경제성장률이 2.7%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한 전망은 포함되지 않았다.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 위험에도 불구 회복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올해, 내년 대부분 국가의 경제가 10년 전보다 더 느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를 짓누르는 리스크 요인으로 △높은 수준의 금리 △인플레이션 △중국의 예상보다 약한 성장 △교역 단절 심화 △기후변화 관련 재난 등을 손꼽았다. 세계은행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최근 중동의 분쟁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커졌다"며 "전쟁이 확대되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 경제는 올해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추정치보다 0.3%p 하향조정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반적으로, 그리고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2019년 평균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신용등급이 높은 신흥경제와 개발도상국에서는 합계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근접한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한 회복력을 보였던 미국 경제는 긴축효과가 뒤늦게 나타나고 팬데믹 기간 저축한 소득을 소진하면서 작년 추정치(2.5%)보다 둔화한 1.6%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은 팬데믹 이후 경제회복 효과가 사라지면서 성장률이 작년 추정치의 절반인 0.9%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신흥경제와 개도국은 지난해 추정치(4.0%)보다 0.1%p 낮은 3.9%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 4.5%로 예상했다. 지난해 추정치(5.2%)보다 0.7%p 낮은 수준이다.중국의 성장 둔화 이유는 소비심리와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침체가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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