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올해도 팬데믹 이전 성장률 회복 어렵다"

2024-01-10 12:00:09 게재

미국, 긴축 역효과에 성장률 둔화

중국도 부동산시장 침체여파 몸살

두 개의 전쟁 영향, 지정학적 위기

한국 사례 소개하며 '투자' 강조해

10일 세계은행이 올해 세계경제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성장률을 회복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항로를 크게 수정하지 않는다면 장기침체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날 세계은행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내고 "올해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반적으로, 그리고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2019년 평균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신용등급이 높은 신흥경제와 개도국에서는 합계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근접한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신용등급이 낮은 신흥경제와 개도국은 전반적인 성장이 2023년 저점보다 어느정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높은 수준의 부채와 금융 비용, 분쟁 등으로 인해 전망이 여전히 위태롭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2024년말에는 개도국 4곳 중 1곳과 저소득 국가의 40%가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직전보다 여전히 가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개도국의 채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협력해야 하며 개도국은 투자를 지속하면서도 재정 건전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계은행은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가 장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인더밋 길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항로를 크게 수정하지 않는 한 2020년대는 기회를 낭비한 십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 한국에 대한 전망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세계은행은 이번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주요 10개국의 투자 촉진 사례를 소개하며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을 꼽았다.

WB는 한국이 1985년과 1996년까지, 1999년과 2007년까지 2차례에 걸친 거시경제 안정화와 구조개혁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전인 1차 시기에는 균형 잡힌 재정정책으로 물가 안정화를 이뤘고, 공정거래법 제정 등 시장경쟁 확대, 수입 규제를 완화한 게 투자 촉진으로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또 밀레니엄 전환기부터 글로벌 금융 위기 전까지인 2차 시기에는 거시경제 안정화에 더해 △자본시장 자유화 △기업지배구조 개선 △중앙은행 독립성 강화 △변동환율제 도입 등 개혁조치로 투자 촉진을 이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당시 한국의 투자 증가율은 연평균 9.2%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늘었다. 이 때문에 다른 기간에 비해 한국 경제가 더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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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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