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인들이 본 ‘국민의힘’ 살 길은
① 패배 분석 ② 민심 운영 ③ 3040 비전
“반성 없이 흘러가면 4년 후 똑같은 결과 반복”
3040 세대 수도권 낙선인 ‘첫목회’ 결성 등 관심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 수습책 모색이 길어지고 있다. 당내에선 낙선자들을 중심으로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9일 낙선자들이 참석한 국민의힘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와 3040세대 수도권 낙선자들이 모인 ‘첫목회’ 등에서 나온 목소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당 차원의 이번 총선 패배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인식이다. 실제로 국회에서 열린 낙선자 간담회에선 이번 패배가 어디에서 기인했느냐를 놓고 성찰의 목소리가 컸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주요 패인으로는 당이 대통령실에 별다른 쓴소리를 하지 못한 채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며 무능한 모습을 보인 점 등이 지적됐다.
낙선자 간담회 후 김준호(서울 노원을) 전 후보는 “황상무 전 대통령실 수석,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 이후로 ‘대통령실이나 당을 보면 찍어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송사리가 아무리 헤엄쳐도, 고래가 꼬리를 잘못 치면 송사리가 죽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범규(인천 남동갑) 전 후보도 “ 용산을 빼놓고 (패인을) 얘기할 수 없다는 데 대부분 동의했다”고 말했다.
오신환(서울 광진을) 전 의원은 22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세 차례 총선을 연달아 참패했다. 40~50대 연령층이라고 하는 우리 사회의 허리에 해당하는 세대에게 완전히 외면당했다”면서 “단순히 승패 분석이 아니라 철학적인 성찰이 있어야 하고 반성과 대안이 없이 유야무야 흘러가게 되면 4년 뒤에 똑같은 일이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는 당 운영에서 민심과 접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는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게 될 전당대회 룰 변경과 같은 맥락이다. 앞서 정치전문가들도 국민의힘의 살 길(내일신문 19일자 2면 참조)로 전당대회 룰 변경 필요성을 지적하며 당원투표 100%로 지도부를 뽑을 것이 아니라 민심(국민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3040 수도권 낙선인이 모인 ‘첫목회’에 소속된 박상수(인천 서구갑) 전 후보는 19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첫날 모임에서 합의를 했던 것 중에 하나가 전당대회 룰을 고쳐야 된다는 것”이라며 “비율은 완전히 합의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민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전당대회 룰을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는 젊은 세대에게호소할 수 있는 정책이나 비전 발굴 필요성이 제시됐다. 박 전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에서 우리 당의 비전이 없었다. 이전에는 뉴타운, 한반도 대운하, 경제민주화라든가 그런 게 있었는데 지금은 심판론밖에 없었다”면서 “지방선거와 대선을 대비해 새로운 보수의 어젠다를 세울 수 있어야 하고 첫목회의 가장 큰 목적이 바로 그것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후보는 특히 “3040세대에게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의제를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