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대 출마 변수 놓고 ‘설왕설래’
“책임지고 사퇴해 놓고 출마? 바람직하지 않아”
“또 ‘친윤 중심’ 당운영 될 텐데 놔두는 게 맞나”
국민의힘이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세우기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가장 큰 변수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 여부다. 여러 후보군이 거론되고 벌써부터 유력후보가 추려지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에 따라 판세는 한순간 달라질 수도 있다.
기존 정치문법 상 ‘패장’에 해당하는 한 전 위원장의 지도부 출마론에 동력이 붙기 어렵다는 게 여의도 정치권의 중론이다. 한 전 위원장 주변에서도 불출마에 무게를 둔다. 김경율 전 비상대책위원은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일각에선 여전히 한 전 위원장의 등판 가능성을 점치며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유가 뭘까.
세 가지다. 첫째는 한 전 위원장의 경쟁력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지난 19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차기 지도자 조사(16~18일 조사)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24%)를 이어 한 전 위원장(15%)이 2위를 차지했다. 여전히 보수층에선 한 전 위원장을 ‘보수의 미래’로 낙점하고 지지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여론조사의 구체적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둘째는 전당대회 불출마 시 정치 행보 재개 시점을 기약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선거 국면은 2년 후 지방선거 때나 다시 열리게 되고, 그 전에 재보궐선거를 노릴 수도 있지만 아직은 가시권에 들어와 있지 않다. 한 정치컨설팅 전문가는 24일 “국회의원 신분도 아닌 한 전 위원장이 정치적 영향력과 지지도를 가져가려면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텐데 SNS정치, 강연정치 이런 걸로 되겠냐”면서 “정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은 오는 3일 당선된 새 원내대표와 연동되는 이슈다. 이철규 의원이 원내대표로 유력시된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동훈 등판론’이 당내에서 다시 재조명되는 측면이 있다.
한 수도권 낙선인은 24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지난 지도부 때도 ‘진짜 당대표는 이철규’라는 이야기가 돌지 않았느냐”면서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은 패배해 놓고도 배운 게 없는 그런 당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당과 대통령실이 건전한 당정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민의가 확인된 마당에 다시 ‘친윤 실세’ 원내대표 체제가 출범한다면 총선 민의를 거스르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다.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한 전 위원장의 등판은 새로운 바람을 부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 낙선인은 “당을 그냥 놔둘 수 없다는 절박감을 호소한다면 져놓고 뭘 또 하냐는 여론을 뒤집을 수 있는 명분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당내에선 여전히 한 전 위원장의 출마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강하다. 홍석준 의원은 25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나 당을 위해서 (한 전 위원장 지도부 출마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사퇴를 했는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