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19일 만에…국민의힘 새 비대위원장에 황우여
실권 없는 관리형 비대위원장에 ‘구인난’
당원 10% 전대 룰 변경 여부가 제1과제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황우여 당 상임고문이 지명됐다. 총선 참패 19일 만에 나온 인선 결과다. 그동안 당내에선 총선 참패 후 수습책을 내놓을 인물이 나서지 않는 등 구인난이 극심했다는 점에서 황 신임 비대위원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29일 오전 제3차 당선자 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판사 출신 황 신임 비대위원장은 5선 의원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 대표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을 지냈다. 황 신임 비대위원장은 6월 말이나 7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게 된다.
당초 비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고사한 후 새 비대위원장 찾기는 구인난의 연속이었다. 총선에서 낙선한 박 진 전 외교부장관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했지만 고사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구인난의 이유는 새 비대위원장직이 차기 지도부를 뽑기 전 ‘다리’ 역할 정도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별다른 실권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물망에 오른 중진들 대부분이 차기 당 대표, 총리, 국회부의장 후보군이라는 점도 이유 중 하나였다.
게다가 이번 비대위원장직은 얻을 ‘이득’은 없는데 ‘부담’은 상당한 자리이기도 하다. 총선 참패 후 동요하고 있는 당 전반을 추스려야 하는 것은 물론 새 비대위원장의 제1과제로 지목되는 전당대회 룰 변경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현재 당내에선 수도권 낙선자들을 중심으로 현재 당원투표 100%로 진행되는 전당대회 룰에 민심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특히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낙선인들은 윤 원내대표에게 지난 22일 제출한 요청문에서 “당대표 선거 방식을 국민50:당원50으로 반영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통렬한 성찰과 쇄신이 없다면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요청한다”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160명이 넘는 지역구 출마 낙선인들은 5월 중 워크숍을 거쳐 원외당원협의회를 출범시킨 후 당 운영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압박할 계획이다.
당선인 중에서도 전당대회 룰 변경 필요성은 연일 제기되고 있다. 서울 강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국민의힘 간판을 달고 당선된 김재섭 당선인도 50% 민심 반영을 강조했다. 지난 전당대회에 출마했다가 2위를 기록한 안철수 의원도 전당대회 룰 변경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