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100억달러 자사주 매입…2분기 성장 전망
1분기 매출 4% 줄었지만 주가 급등 … 하반기 공개될 아이폰16에 AI 탑재 예고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미국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 줄었지만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인공지능(AI) 탑재를 예고하면서 2분기엔 성장을 전망했다. 이에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6% 넘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애플은 올해 1분기(회계연도 2분기) 매출금액은 907억5000만달러(124조4182억원)로 주당 1.53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4.3%, 순이익은 2.1% 줄었다. 특히,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은 459억6000달러로 작년 1분기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매출금액은 시장 예상치 900억1000만달러를 웃돌고, 주당순이익도 전망치 1.50달러를 상회했다. 애플은 부진한 스마트폰 시장과 중국 시장의 수요 감소로 지난 6개 분기 중 5개 분기에서 매출 감소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1분기엔 중화권 매출 감소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예상보다 강한 중국 수요로 매출 감소폭이 우려보다 적어 매출 둔화세가 완화하고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제공해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줬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또 주당 0.25달러의 배당을 실시한다면서 1100억달러(한화 약 150조원)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배당은 지난해 0.24달러보다 4% 늘어났다.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 900억달러보다 22% 늘어난 수준으로 미국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배당 확대와 역대 최대 규모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애플은 6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AI 관점에서 큰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언급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다음 주 새로운 아이패드 출시와 내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AI와 관련해 ‘큰 발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달 열리는 6월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애플은 생성형 AI 지원에 초점을 맞춘 iOS 18을 공개하고, 시리 (Siri)가 대형 언어 모델(LLM)로 구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공개될 아이폰16은 2007년 아이폰 첫 출시 이후 17년 만의 첫 AI 아이폰”이라며 “가장 큰 운영체제 업데이트 (iOS 18)도 예상되어 아이폰12 이후 교체 수요를 자극하고, 아이폰15 구매를 미뤘던 대기 수요도 발생시킬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아이폰16의 핵심 부품 주문량은 지난해 아이폰15 보다 10~20%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