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금리인하 기대 살아날까…다시 소비자물가 발표 주목
4월 CPI·PPI 진정 여부 … 파월 등 연준 인사 발언
일본 1분기 GDP 마이너스 전환 … 엔화 향방 관심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다시 미국의 소비자물가(CPI)와 생산자물가(PPI)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물가 둔화 여부가 향후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마지막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물가와 소비지표의 진정여부에 따라 금리인하 기대가 다시 살아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등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잇따라 예정되어 있다. 또 이번 주에는 일본의 1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도 발표된다. 작년 3분기에 이어 다시 마이너스가 나올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최근 다시 155엔대로 상승한 엔달러 환율의 향방에도 주목하고 있다.
◆물가 소폭 둔화 전망 … 전월대비 3.4% 상승 =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5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4월 CPI 헤드라인지수는 3.4%로 지난달 3.5%보다 소폭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간 상승률은 0.4%로 전월과 같은 수준이 예상된다.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로 지난달 3.8%보다 둔화가 예상된다. 전월대비로도 0.3%로 3월 0.4%보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근원물가는 그동안 하락세가 중단됐는데 이번에 다시 둔화로 전환될지 관심이다.
시장에서는 이런 전망이 정확하다면 그동안 정체됐던 인플레이션 완화가 다시 재개되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시장에서는 다시 금리인하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인플레이션 완화 재개 신호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중요하게 여기는 근원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연율 2%에 비해 상당히 높아 금리인하 기대가 크게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미 연준의 금리정책 불확실성을 높여주던 물가지표가 이번에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지도 관건이다. 만약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화가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여지가 있다.
14일에는 미국의 4월 PPI가 발표된다. 지난 1월 전년 동월대비 0.1%에서 2월 1.6%, 3월 2.1% 반등 후 이번에도 소폭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 15일 발표되는 4월 소매판매는 지난 2월 전월대비 0.6%로 상승 전환 후 3월에도 0.7% 상승했지만 이번에는 0.4% 내외로 다시 둔화가 예상된다.
◆매파적 연준 위원 발언 우려 = 시장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고 둔화의 속도가 더디지만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결과가 나온다면 연내 금리인하 기대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파월 연준 의장 등 많은 연준 위원들의 연설도 예정되어 이들의 통화정책 향방, 미국 경제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발언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예상된다.
파월 연준 의장은 14일과 19일 좌담 및 연설에 나선다. 15일 예정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의 매파적인 발언은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를 자극할 가능성 높다.
16일에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의 발언이 잇따른다.
◆155엔 넘는 엔달러 환율 흐름 주목 = 16일 일본은 1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한다. 작년 3분기 전기연율기준 -2.9%에서 4분기 0.4%로 플러스 전환했으나 이번에 재차 마이너스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특히 △1~2월 자동차 안전 테스트 스캔들로 인한 생산 차질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둔화 △수출 둔화 등으로 -1.5% 내외로 예상된다. 일부는 –3%대까지 추정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엔달러 환율은 지난주 153엔에서 155엔대로 재차 상승했다. 주 후반에는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의 물가상승 압력 시 금리조정 시사로 일부 진정되기는 했지만, 이번 주 당국 발언과 엔달러 향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 정부가 155엔 이상의 엔달러 환율을 용인할지가 원달러 환율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가치는 급반등 폭을 일부 반납하면서 155엔대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정부의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여전히 엔화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FOMC회의 당시처럼 4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 예상되는 달러 약세에 편승해 일본 정부가 재차 외환시장 개입 나설 여지는 잠재해 있다.
◆주요 지수 발표 앞두고 증시 관망세 = 1분기 실적 시즌 동안 글로벌 증시는 긍정적인 기업 실적 영향으로 반등세를 보였다. 미국은 80% 이상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들 기업 중 80%가 주당순이익(EPS) 시장전망치를 상회했다. 한국도 코스피 200 기준 45.5%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 중 65.8% 기업이 EPS 컨센서스보다 좋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주요국들은 예상보다 긍정적인 1분기 실적시즌을 진행하고 있다”며 “대내외 불확실성 완화와 양호한 1분기 실적시즌이 맞물리며 증시는 빠르게 반등세를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적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실적 영향력은 점차 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주식시장은 매크로 영향권, 통화정책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국내 증시는 미국 주요 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관망심리가 유입돼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오전 9시 전 거래일 보다 7.57(0.28%) 오른 2735.20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9시 38분 현재 전일대비 4.62포인트(0.17%) 오른 2732.25에서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5.12포인트(0.59%) 떨어진 859.04에서 하락폭을 확대하는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13일 장 초반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미 연준 일부 위원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매파적 발언을 하면서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이날 오전 9시 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3.3원 오른 1371.4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