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따라 60대 농식품선호도 급변
농촌진흥청 1천가구 소비자패널 조사
60세 이상 82.7%, 20대 52.7% 구입품목 변화
날씨가 농식품 소비 품목에 미치는 영향이 80.4%에 달했다. 60대 이상연령층이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고 20대는 상대적으로 날씨와 무관하게 농식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31일 ‘2024 농식품 소비 트렌드’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발제를 맡은 이상호 영남대 교수 조사에 따르면 60대의 경우 날씨가 식품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82.7%에 달했다. 이에 반해 20대는 날씨에 영향을 받는 비율이 57.2%에 그쳤다. 조사는 2010~2023년 소비자패널데이터 농식품구매목록과 연령, 온도와 강우량 등을 분석했다. 소비자패널은 수도권 읍면동에서 1000가구를 추출해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비오는날을 기준으로 보면 2010년에는 어린이음료와 과자류를 가장 많이 선호했고 2015년은 알타리무와 쪽파, 2020년 딸기가공식품과 빵류, 2023년에는 열무와 얼갈이배추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비오는날 소비가 꾸준히 늘어난 제품은 과자류다.
농산물로만 보면 비오는날에는 2015년 갓과 쪽파가 많이 팔렸고 2023년에는 열무와 얼갈이배추가 늘어났다.
2010년 기준으로 보면 비오는날에는 두부 생선류 호박 등의 구입 비중이 높았고, 불쾌지수가 높은 날에는 아이스크림과 액상요구르트 구입 비율이 증가했다.
2020년대에 들어서는 세대별로 농식품 구입 경향이 뚜렷하게 변화한다. 2023년 비오는날 기준으로 보면 60대 이상은 두부 생선류 애호박, 40세 이하는 커피·탄산음료와 쌀떡을 선호했다.
이처럼 날씨에 따른 농식품 구매 품목은 나이에 따라 다른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2030세대에 비해 60대는 날씨에 따라 기분 변화가 심하고 이는 구매 품목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30세대는 날씨가 야외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구매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다.
또 2010년 대비 2023년에는 가공식품 비중이 증대했고, 불쾌지수가 높은날보다 비오는날 농식품 구매 품목 변화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친환경 농식품 구매 경험도 세대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진현정 중앙대 교수팀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친환경 식품 구매경험은 에코세대가 83.1%로 가장 높고, 2차 베이비붐세대 81.6%, 베이비붐세대 79.2% 순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식품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에코세대가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베이비붐세대의 친환경 식품 경험률이 낮아지고 있다.
베이비붐세대는 2022년 친환경 식품 구입에 5만7452원을 썼고, 구입 경험이 있는 가구는 평균 7만1283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베이비붐세대 친환경 식품 구입액은 4만766원으로 베이비붐과 에코세대에 비해 부족했다. 에코세대는 2019~2021년 친환경식품 구입액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이번 발표대회에서는 최근 농식품 소비 시장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대체식품과 새활용(업사이클링) 식품에 대한 각계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될 예정이다. 또 소비자 식료품 구매 경로로 온라인채널 경향과 전망도 발표한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은 “정보(데이터)에 기반해 소비자 구매 변화를 파악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농산물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우리 농산물의 소비 확대 방안과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며 “발표대회 결과가 농식품 판매 전략과 기술 개발 방향 설정, 정책 결정 과정에 기초자료로 유용하게 쓰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