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우린 한몸” 외친 윤 대통령·여당
“똘똘 뭉치자” 7번 강조
‘수평 당정’ 목소리 실종
여당이 예전보다 더 끈끈한 ‘신 당정일체’로 무장했다. 30~31일 이틀간 진행된 22대 국회의원 워크숍은 ‘신 당정일체’를 공식 선언하는 자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당대회 이후 변화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그때까지는 일단 “한몸”으로 가자는 것이다. 4.10총선 참패 직후 여당의 최대 화두였던 ‘건전한 당정관계’ 목소리는 사그라들었다.
31일 국민의힘은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워크숍 이틀차 일정을 진행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보고한 주요 입법과제를 주제로 자유토론을 한 후 결의문을 채택했다.
워크숍 첫째날인 30일의 주요 메시지는 ‘단합’이었다. 공식 일정 첫 마이크를 잡은 추경호 원내대표는 “똘똘 뭉치자”는 말을 7번 반복했다. 추 원내대표는 “제일 중요한 화두는 단합, 결속”이라면서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도 “본회의장에서 보여준 단결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걸 느꼈다”면서 “뭉쳐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것을 이어받아 굳건히 뭉치는 당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워크숍 만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화룡점정을 찍었다. 의원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입장한 윤 대통령은 “여러분과 한몸으로 뼈가 빠지게 뛰겠다”고 말했다. 총선 참패 직후만 해도 기존 수직적 당정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가 최대 화두였지만 이젠 거의 사라진 모습이다. 21대 국회 때보다 더 거대해진 야권에 맞서기 위해선 단합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은 탓이다.
이렇게 ‘당정일체’로 대통령에게 말 한마디 못하는 식으로 가다가는 또 당 지지율이 대통령 지지율에 연동되는 것은 물론 중도 확장성이 약화되며 선거 패배로 귀결되리라는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당대회 이후 들어설 새 지도부가 어떤 구성이냐에 따라 변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러나 아직은 관성의 힘이 세 보인다.
야권의 헛발질에 대한 은근한 기대도 있다. 영남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21대 국회 사례를 생각해 보면 야당이 의석수를 가지고 밀어붙이면 너무 심한 거 아니냐는 여론이 올라오곤 했다”면서 “단일대오로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