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마다 ‘김건희 이슈’ 산적…여당은 속수무책
교육위-논문 표절, 국토위-양평고속도로, 정무위-명품백
운영위 대통령기록물 현장조사-여사 종합청문회 요구도
국민의힘이 국회 상임위원회 보이콧을 지속하는 가운데 야당 주도로 열린 상임위에선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가 집중 부각되고 있다. 논문 표절 의혹,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명품백 수수 의혹 등에 대한 상임위별 청문회 또는 국정조사 등이 예정돼 있어 ‘여사 리스크’의 여론 노출도가 극대화될 전망이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교육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문화체육관광위, 국토교통위 등 5개 상임위 전체회의 중 운영위 교육위 국토위 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가 거론됐다.
대통령실을 관할하는 상임위인 운영위에선 ‘김건희 여사 종합청문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된 대통령실 행정관 2명의 운영위 출석을 요구하며 “대통령실의 업무보고가 미비하거나 핵심 관련자들이 불출석할 경우 현장방문조사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이어 “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은 외국인에게 받은 대통령기록물이라고 하니 운영위 차원에서 가방이 보관된 현장을 조사해야 한다”면서 “대통령기록물로 접수된 시점과 보관 기간 등의 기록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 여사가 받은 것으로 알려진) 화장품과 양주도 개봉 및 사용여부, 보관상태를 다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위의 이날 전체회의에선 김 여사의 논문표절 의혹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야당 간사로 선출된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간사로 활동하면서 김 여사 논문 건 등을 잘 정리해 성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문 의원은 특히 김 여사 논문표절 의혹과 관련해 검증결과를 내지 않고 있는 숙명여대를 지목하며 “숙대 총장 선임이 이사회 결정만 남아있는데 이 상황에서 이사회가 결선 투표에서 1위를 한 후보를 제치고 입맛에 맞는 현 총장을 선임한다고 하면 대국민 선전포고와 같다”며 “국회 교육위 차원에서 숙대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으면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숙대 총장 결선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문시연 교수는 김 여사 논문 검증이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한 진상파악을 약속한 바 있다.
국토위 전체회의에서도 또 김 여사 관련 이슈가 또 언급됐다. 이연희 민주당 의원은 “전세사기 특별법뿐 아니라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관련한 청문회 및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외에도 아직 가동되지 않고 있는 정무위에서도 김 여사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사건 종결 처리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소관 상임위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명품백 사건 종결 처리와 관련한 청문회를 진행하며 김 여사와 명품백을 준 최재영 목사를 증인으로 채택할 방침이다.
여당 의원들의 국회 일정 보이콧으로 어떤 방어막도 없이 김 여사 문제가 부각되는 양상에 대해 여당에서도 부담을 느끼고는 있지만 현재로선 속수무책이다. 여당 몫으로 비워져 있는 7개 상임위 중 정무위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정무위원장을 맡아 권익위 이슈라도 방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지만, 김 여사 관련 문제가 워낙 여러 상임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거론되고 있어 역부족이라는 체념도 동시에 나온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