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고 막은 청소년에 표창장

2024-06-24 13:00:05 게재

관악구 당곡고 2학년

비탈길 1톤 화물트럭

비탈길에서 미끄러지는 화물차를 멈춰 세운 청소년들이 표창을 받았다. 관악구는 1톤 화물트럭을 온몸으로 막아 대형 참사를 예방한 고교생들에게 ‘모범 선행 청소년 표창장’을 수여했다고 24일 밝혔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을 막은 당곡고 2학년 학생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관악구 제공

표창장을 받은 학생은 당곡고등학교 2학년 동급생인 김연준·김윤서 학생이다. 사고가 발생한 건 지난 1일 저녁 9시 11분 즈음이다. 은천동 한 주택가 내 급경사진 골목에 주차돼 있던 1톤 화물트럭이 서서히 움직이며 비탈길을 내려오는 상황을 두 학생이 발견했다. 학생들은 인근 체육관에서 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트럭에는 운전자가 없었고 브레이크가 풀린 상황이었다. 도로 아래쪽에서는 차량과 행인이 오가고 있었다. 학생들은 트럭을 멈추기 위해 주저하지 않고 뛰어들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시민들이 하나둘 합세하기 시작해 곧 7명이 됐고 트럭을 막아서는 동시에 119에 신고했다. 학생들과 주민들은 소방인력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서로를 격려하며 미끄러지는 트럭을 막고 버텼다.

20분쯤 사투를 벌인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차량이 도착해 차량을 세울 수 있었다. 소방 관계자는 “학생들을 비롯한 주민들이 아니었다면 대형 참사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학생은 “경사가 가파르다보니 큰 일이 생기기 전에 차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관악구는 지역사회 미담사례를 발굴하고 청소년들의 모범적인 활동과 선행을 격려하기 위해 모범 청소년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학교장 추천이나 언론보도 등을 통한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자신의 몸을 내던져 대형 참사를 막은 학생들 용기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매년 지역 주민들에게 귀감이 되는 청소년을 발굴해 밝고 건전한 지역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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