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가 더 불안한 전세유목민
사기 불안에 갱신청구도 만료
전세시장 불안으로 서울 아파트 전세가구가 대거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전세사기 불안감에 오피스텔이나 빌라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수도권 아파트로 이주하는 전세유목민들이다. 특히 7월부터 전세계약갱신청구권 소멸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셋값은 더 오를 것으로 예측돼 유목민은 늘어날 전망이다.
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2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4781건의 만기가 7월에 돌아올 예정이다. 올해말까지로 보면 서울에서 전셋값 상승폭 제한 없는 물량 2만2000건 가량이 쏟아진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가 전월세 가격 상승 5% 이내에서 한차례(2+2년) 재계약을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이다. 2020년 8월 시행돼 2022년 한차례 청구권을 사용한 세대는 올해부터 계약이 만료된다. 집주인은 상승폭 제한없이 전세가격을 정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서울 전셋값은 하반기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가격은 6억477만원으로 경기도 아파트 매매 평균시세(5억4538만원)보다 높아졌다. 전셋값 상승에 세입자들은 인근 오피스텔이나 빌라보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로 돌아서고 있다. 4월 기준 아파트 거래가 경기도는 1만9507건인데 비해 서울은 4840건에 그쳤다.
전세사기 불안으로 월세로 돌아서는 세대도 늘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1~5월 오피스텔 전월세 거래 10만5978건 중 월세 거래량이 66%(6만9626건)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2%에서 4%p 늘어난 수치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