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예정된 3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 간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전날 김병주 민주당 의원 발언 논란으로 2시간 만에 국회가 파행됐지만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을 재시도한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사과 없이는 본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민주당 단독 국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날 박찬대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대정부질문을 파행으로 몰아갔다. 김병주 의원이 사과하지 않으면 본회의 못 연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면서 “억지를 부린다고 해병대원 특검법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지난달 2일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을 공식 언급했는데 한일 동맹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과 동맹을 맺을 일이 있느냐. 사과는 억지부리며 국회를 파행시킨 국민의힘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즉시 대국민 사과하고 천부당만부당한 논평도 바로 수정하라”고 덧붙였다.

채 상병 특검법안 상정에 대해서도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말도 안되는 꼬투리를 잡아 파행시키는 이유가 해병대원 특검법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것 잘 알고 있다”면서 “도대체 얼마나 국민을 더 화나게 하고 유족 가슴을 짓밟아야 직성이 풀리겠느냐. 민심을 거스르며 대통령 부부 방탄에만 목을 메다가는 정권 전체가 난파하게 될 것을 명심하라”고 직격했다.

국민의힘도 강경 입장을 내놨다. 김 의원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김 의원의 사과 없이는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참석 여부는 본회의 전까지 김 의원의 사과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면서 “사과가 없다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의원의 진심어린 동료 의원들에 대한 사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채 상병 특검법 상정 관련해선 “대정부질문 때 법안을 상정한 전례가 없다. 국회의장도 민주당도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상정을 강행한다면 강하게 항의를 하고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본회의는 여야 의원들의 고성 속에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끝났다.

본회의 시작 전부터 채 상병 특검법 본회의 상정을 놓고 대립하면서 개의가 1시간 반 가량 지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의장실 복도에 앉아 특검법 상정 반대와 우원식 국회의장 사퇴를 외쳤다.

이후 열린 대정부질문도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김병주 의원이 한일 관계를 ‘동맹’으로 표현한 국민의힘 논평을 문제삼으며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지칭하자 여당 의원들이 일제히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결국 이날 본회의는 2시간 만에 파행됐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과 민주당이 사과를 해야 본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민주당과 김 의원은 사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날 대정부질문도 마무리되 지 못했다.

이명환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