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종사자의 옷·헬멧과 이륜차에 색(色) 입히자”
산업안전보건의 달
‘색으로 보는 안전’ 세미나
“노면색깔유도선은 노면의 색상과 문안만 따라 가면 원하는 진·출입로까지 안전하게 유도할 수 있는 ‘도로 위의 생명줄’.”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도로에는 입체교차로인 나들목 또는 분기점을 한번쯤은 진·출입하게 된다. 분홍색 녹색 등으로 표시된 노면색깔유도선을 따라 가다보면 안전하게 진입하거나 빠져나올 수 있다.
안전보건공단(공단)이 ‘산업안전보건의 달’을 맞이해 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색(色)으로 보는 안전 세미나’에서 노면색깔유도선을 도입한 서승완 한국도로공사 교통처 차장은 이같이 말했다.
2011년 6월 서해안 고속도로 안산분기점에 처음 설치된 ‘노면색깔유도선’은 2017년 모든 고속도로 분기점 등으로 확대됐다. 설치 10년 만에 경찰청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노면색깔유도선을 법제화했다.
서 차장은 “현재는 노면의 색상을 도로표지와 연계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민간 네비사와 적극으로 협력해 네비게이션에도 표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연선 한국컬러유니버설디자인협회 이사장은 “색약자 고령자 외국인에게 안전한 환경은 모두에게 안전한 환경으로 이를 위한 색채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며 “일반인뿐 아니라 고령자 색약자 등 개인의 유전자 특성이나 눈의 질환에 의해 다양한 색각을 가지는 모든 계층을 배려하는 ‘컬러유니버설디자인(CUD)’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용도에 따른 색의 사용을 정하고 있다. 이 법 시행규칙에서 언급하는 ‘안전색상’은 빨강·노랑·파랑·초록·검정·하양이다. 예를 들어 빨간색의 경우 정지신호나 유해행위 금지 또는 화학물질 취급장소에서의 유해·위험 경고를 알리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정훈 경상대 교수와 이재용 부경대 교수는 ‘건설 작업자의 공정별 안전조끼’를 제안했다. 건설 작업환경을 분석하고 공정별 색상값(색상 명도 채도)을 표준화하는 것이다. 녹색은 철근배근 작업, 하늘색은 유로폼 거푸집 작업 등으로 구분하는 식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2022년 7월부터 음식배달 플랫폼 기업이 배달종사자에게 고시인성 개인보호구를 지급하게 규정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는 물류창고 등 작업장 바닥에 색으로 통로를 구분하고 있다. 미국도 1910년, 영국은 1996년부터 ‘작업장 바닥의 안전표시’ 관련 유사 규정을 두고 있다.
배달의민족 물류서비스를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은 국내 최초의 노사공동 라이더 유해요인 평가와 그 대책으로 시인성을 높여 도입한 ‘배민 라이더웨어’를 소개했다.
이륜차가 일반 사륜차보다 크기가 작아 시인성이 떨어지는 점이 ‘다른 운전자 요인에 의한 이륜차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배달의민족 브랜드 컬러인 민트색을 활용한 배달조끼와 헬멧 등 ‘배민 라이더웨어’를 출시해 시인성을 높였다.
배민 라이더웨어는 사전 수요조사에서 가장 높은 순위로 나온 조끼와 안전모(헬멧)를 선출시했다. 조끼는 어떤 계절에도 착용 가능한 메쉬 원단을 활용하며 원거리에서도 라이더를 인지할 수 있도록 가시성을 높였다. 헬멧 역시 민트색을 적용해 가시성을 높였으며 항공기·자동차 등에도 이용되는 고기능성 소재 ‘폴리카보네이트’를 적용해 내열성·내충격성도 강화했다.
강인형 인하대 책임연구원은 “독일은 이륜차 실기시험시 인명보호장구 일체 착용을 의무화하고 교통사고시 인명보호장구 착용에 따른 기여과실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이륜차 안전규제를 확대해 고시인성 안전의복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희 한경대 사회안전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산업현장에도 색을 이용한 안전한 작업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