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싸졌다는데, 체감은 정반대

2024-07-05 13:00:14 게재

전월대비 물가지수 2.2% 하락 … 전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가격 고공행진

정부가 농식품 물가안정 자금을 대폭 풀면서 농축산물 소비자 물가지수가 일단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입 농산물 확대 등으로 인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농축산물 소비자물가지수가 3월 정점 이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2.4% 상승했지만, 농축산물은 2.2% 하락했다. 3월 정점을 찍은 후 확연한 안정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84(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4% 올랐다. 2일 서울 한 대형마트 과일 판매대. 사진 연합뉴스

농산물은 기상 호전 등으로 전월 대비 5.3% 하락했다. 특히 2~3월 기상 악화로 가격이 높았던 채소류는 전월대비 배추 22.9%, 대파 13%, 풋고추 16.2% 하락하는 등 품목 대부분의 가격이 하락하며 농산물 물가 안정세를 견인하고 있다. 제철을 맞은 참외와 수박은 작황 양호 및 출하지 확대로 전월대비 각각 25.1%, 23.4% 하락해 5월보다 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은 계절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이지만 모든 축종의 공급 상황이 양호해 전년 동월대비 0.8%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로 본 농축산물 물가 안정은 정부가 비축 농산물을 최대로 공급하고 수입 농산물 확대로 인한 단기적 처방 효과로 보인다. 바나나 망고 등 수입 과일 10개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를 9월말까지 연장해 과일류 공급 안정을 취하고 있다.

물가지수가 전월대비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평년 가격보다 높아 소비자물가 부담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로 보면 농산물 가격은 13.3%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대비, 2.4%)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고물가 주범으로 꼽히는 과일 가격은 30.8%나 올랐다. 특히 사과(63.1%)와 배(139.6%) 가격 급등세가 여전히 지속됐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불안정한 농산물 공급 상황은 추후 가격상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반면 농식품부는 올해 사과와 배 생육 상황이 양호해 현재와 같은 가격 상승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일 기준 과수 화상병과 흑성병 발생 면적은 전체 면적의 0.15% 수준으로 수급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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