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오늘부터 사흘간 사상 첫 파업
조합원 설문 5천명 참여의사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오늘부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가 파업에 들어간다.
전삼노는 8~10일 사흘간 경기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의 방식으로 쟁의행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7일까지 진행한 조합원 설문조사에서 5000명 이상이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삼노는 “사측은 6월 13일 이후 사후조정 2주 동안 우리의 요구를 전부 수용하지 않았다”며 “사측의 사후 조정안은 노동자의 대등한 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여전히 회사의 소모품처럼 만만하게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총파업을 통해 이 모든 책임을 사측에 묻는다”며 “이번 파업으로 발생하는 모든 경영손실의 책임은 전적으로 사측에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3월 29일 노사협의회와 임금조정 협의를 거쳐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지난해(4.1%)보다 1.0%p 인상된 5.1%로 결정했다.
노사협의회와 별도로 사측과 임금교섭을 하던 전삼노는 △2024년도 기본인상률(5.1%)을 거부한 855명 조합원에게 더 높은 임금인상률 적용 △경제적 부가가치(EVA) 방식의 초과 이익성과급(OPI) 제도 개선 △유급휴가 약속 이행 △무임금 파업으로 발생한 조합원들의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사측과 교섭을 벌여온 전삼노는 2월 노사 임금협상 결렬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중지 결정을 받고 3월 18일부터 4월 5일까지 전체 조합원 2만7458명이 참여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74%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5월 29일에는 파업을 선언했다. 1969년 창사 이래 최초다.
지난달 7일에는 파업 선언에 따른 첫 연가투쟁을 했으나 우려했던 생산차질 등은 없었다. 전삼조는 이번 파업기간 노사협상이 전향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15일부터 5일간 2차 파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성과급에 대한 불만으로 교섭대표 노조인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지난해 말 9000여명에서 반년 만에 3배가 넘는 2만8000여명까지 늘었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2% 수준이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유튜브 방송에서 “3일간 파업한 뒤 이틀간은 현장에 복귀해 2차 파업 독려 활동을 할 것”이라며 “사측이 반응하지 않는다면 다음에는 5일 파업이나 무기한 파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3일간 파업으로 현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피해가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