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 ‘용산발’ 의혹 여전
대통령실 “전당대회 일절 간여 않아”
“유출경로 무관하게 용산 의중” 지적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논란 사과’ 제의 문자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무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끌어들이지 말라”며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용산 의중’이 아니냐는 의문도 좀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올해 1월의 사건이 전당대회를 앞둔 이달에 논란이 됐다는 점, 문제의 문자내용이 공론화되는 데는 결국 김 여사의 ‘동의’ 또는 ‘묵인’이 필요하지 않았겠느냐는 시각이다.
친윤계에 비판적인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김 여사 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속하게 대응해오고 있다”며 “여사의 의도와 무관한 내용일수록 언론에 적극적으로 수정을 요구하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의 문자가 동의 없이 나온 것이라면 4일 CBS보도 즉시 반박이 나왔을 텐데 대통령실의 대응이 주말까지 없었다는 것은 암묵적인 동조”라며 “문자의 유출경로와 무관하게 대통령실의 의중이 실렸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7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 과정에서 일절 개입과 간여를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특히 전당대회 과정에서 각 후보나 운동원들이 대통령실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 주십사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했다.
한편 7일 채널A는 김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첫 문자를 보낸 건 지난 1월 15일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1월 25일까지 김 여사는 한 전 위원장에게 5건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문자 내용에 따르면 김 여사는 첫 번째 문자에서 한 전 위원장에게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겠다” “대통령과 전화해 보면 어떨지, 내심 전화 오는 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9일 김 여사는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 결정해 주시면 그 뜻을 따르겠다. (중략)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한 차례 더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후 23일 김 여사는 “김경율 극단 워딩에 너무 가슴 아팠지만 한동훈 위원장 다양한 의견 말씀이 이해하려 합니다. (중략) 사과 필요하다 하면 단호히 결심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25일 마지막 문자에서 “큰맘 먹고 비대위 맡아줬는데 충분히 공감됩니다. 제 잘못에 기인해서 그렇게 됐습니다. 미안합니다”라고 보냈고 한 전 위원장은 5건 모두에 답하지 않았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