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쌍방울 대북송금 1심 선고, 이재명 연결 인정할까
이화영 1심 판결 ‘김성태-이재명’ 연관 인정
이재명 ‘쌍방울-대장동’ 병합, 대법 1부 배당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대북송금’ 의혹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가 12일 나온다. 앞서 이화영 1심 재판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김 전 회장의 연결고리를 인정했다. 이에 추가 기소된 이 전 대표의 제3자 뇌물 혐의에 대한 향후 재판이 관심을 받는다.
수원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시 50분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위반, 외국환거래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의 1심 선고기일을 연다. 재판부는 지난달 7일 관련 혐의를 받는 이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징역 9년 6개월, 벌금 2억5000만원, 추징금 3억2595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김 전 회장은 대북송금 의혹 사건과 함께 이 전 부지사에게 3억3000만원의 정치자금과 뇌물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증거자료를 임직원들에게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북송금 의혹 사건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2019~2021년 경기도지사로 재직 당시 인도적 지원 명목을 이유로 500만달러를, 이 전 대표 방북비용 목적으로 300만달러를 각각 쌍방울그룹이 북한에 대납하게끔 한 내용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 김 전 회장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김성태의 범행은 중하기는 하나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뉘우치고 있다”면서 “여죄를 스스로 진술하는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해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노력한 사정 등을 참작했다”고 구형 사유를 설명했다.
이 전 부지사의 관련 혐의 1심 재판부는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과 관련해 “(사건) 관련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해당 금액이 북측 인사에게 건네지는 과정에서의 정황, 대북 사업을 총괄 지휘하던 이 전 부지사의 당시 지위 등을 고려해 볼 때 신빙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이 법정에서 한 ‘이 대표에게 보고가 됐다’는 증언을 유죄증거로 채택했다.
특히 재판부는 “(800만달러 가운데) 200만달러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과 관련한 사례금으로 보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달러,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 방북 비용 중 100만달러의 북한 조선노동당 전달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가 이 전 대표의 ‘대북송금 의혹’ 사건과 연결고리를 김 전 회장의 진술을 근거로 삼으면서 앞으로 이 전 대표에게 정치적, 사법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전 부지사와 이 전 대표 사이의 보고 여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며 판단하지 않으면서도 이 전 대표가 김 전 회장과는 확실히 연관된 사실관계가 있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후 검찰은 이 전 부지사 1심 선고가 내려진 지 닷새 만에 이 전 대표를 제3자 뇌물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전 대표는 그동안 김 전 회장이 북한에 건넨 800만달러는 쌍방울그룹이 대북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급한 것으로 경기도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이 전 대표가 지난 1일 대법원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재판을 서울중앙지법에서 받게 해달라고 병합신청을 한 것과 관련해 대법원 1부가 병합여부를 결정한다. 주심 대법관은 서경환 대법관이다.
이 전 대표는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 교사, 대장동·백현동·성남FC·위례신도시 사건 등 여러 재판이 진행되는 만큼 수원지법에 기소된 사건도 서울에서 진행되게 해달라는 취지로 보인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