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나비’ SK 본사 건물에서 나간다
노소영측 “사법부 판단 존중, 항소 안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측이 SK이노베이션의 SK본사 건물에서 나가달라는 소송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노 관장측 대리인인 이상원 변호사는 15일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혼 항소심에서 SK그룹이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에 그룹 건물에서 나가달라는 요구를 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판시가 있었음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소 취하 등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술관측은 민사법상으로는 SK측의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트센터 나비는 현재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고 박계희 여사의 유지를 받들어 예술 감성이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로선 구체적인 퇴거 시기와 이전 장소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술관 아트센터 나비는 최 회장의 어머니이자 노 관장의 시어머니인 박계희 여사가 운영하던 워커힐미술관의 후신으로, 2000년 12월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서린빌딩 4층에 입주했다.
SK서린빌딩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은 임대차 계약이 2019년 9월 끝났는데도 아트센터 나비가 퇴거하지 않고 무단 점유하고 있다며 지난해 4월 소송을 냈다.
지난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36단독(이재은 부장판사)은 “아트센터 나비가 SK이노베이션에 부동산을 인도하고 10억4560여만원과 지연 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아울러 지난해 4월 1일부터 부동산 인도 완료일까지 월 약 2490만원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노 관장측이 항소를 포기해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아트센터 나비는 당장 퇴거하더라도 약 15억원을 SK측에 지급해야 한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