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폭전대에 실망했나…여당 전대 낮은 투표율에 ‘술렁’

2024-07-22 13:00:31 게재

마감 하루 전 투표율 45.98% … 작년보다 7.15%p 낮아

“판 바뀌어, 결선으로 갈 것” “과반 득표 유효” 아전인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가 22일 마감된다. 전날까지 집계된 투표율이 작년 전당대회에 비해 낮게 나타나면서 과연 한판승으로 끝날 수 있을지 아니면 결선투표로 가게 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4명의 후보들은 지역을 누비며 막판 지지 호소에 나섰다.

국민의힘 6차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 지난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나선 나경원(왼쪽부터),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후보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진행중인 선거인단 대상 자동응답시스템(ARS)투표를 오후 6시에 마무리한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권을 가진 당원 선거인단(84만1614명)의 19~20일 모바일 투표와 ARS투표 1일차인 21일 결과를 합산하면 누적 투표율이 45.98%(38만6980명)였다. 지난해 3.8전당대회(53.13%)에 비해 7.15%p 낮은 수치다. 22일 하루 더 투표가 진행되는 걸 고려하면 이번 전당대회 투표율은 47~49%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전당대회(45.36%)와 지난해 전당대회의 중간 수준이다.

각 후보들은 예상보다 낮은 투표율에 대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하고 있다. 한동훈 후보측의 정광재 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으로 (다른 후보들과) 지지율 격차가 크다 보니 (다른 후보 지지층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응하지 않은 것 같다. 또 지난번 전대 투표율이 전대 치고 높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 지지층의 투표율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타 후보 지지층이 투표를 꺼린 것이고, 지난 전당대회에선 조직표가 동원되며 투표율이 높아졌을 뿐 이번 전당대회 투표율이 특별히 낮은 편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른 후보들은 정반대 해석을 내놨다. 나경원 후보는 같은 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동훈 바람이 없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한 후보의 공소취소 부탁 폭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지목하며 “(당원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요즘은 어대한이 아니라 그대나(그래도 대표는 나경원)”라고 주장했다.

원희룡 후보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공중에 떠 있는 당의 뿌리가 없는 막연한 인기와 팬덤으로는 우리 대의원들과 당원들의 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게 반영된 것”이라고 낮은 투표율을 설명했다. 이어 “결선 가지 않고 제가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고 본다. 만약 결선을 가게 되면 필승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각 후보들의 아전인수격 해석에도 불구하고 ‘자폭전대’ ‘분당대회’ 등의 조롱을 샀던 전당대회 전체에 대한 실망감이 낮은 투표율에 반영됐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윤상현 후보는 22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후보자들의 도 넘은 네거티브, 지지자 간 육탄전 등 볼썽사나운 모습에 당원들이 실망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나 후보도 “실망과 분노, 분열의 전당대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투표결과를 합산해 23일 전당대회에서 당선자를 발표한다. 당대표의 경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결선투표를 할 경우 28일 당대표를 확정한다. 한 후보의 우세가 지속됐던 만큼 한 후보가 과반을 득표해 단판승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는데 낮은 투표율로 인해 전망은 엇갈린다. 다만 한 후보 측은 “내부 여론조사 등을 고려했을 때 과반 득표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면서 “어대한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후보들은 22일 막바지 호소에 나섰다. 나 후보는 부산 자갈치시장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상인 및 시민들과 만나 민생을 보듬는다. 원희룡 후보는 당원 비중이 높은 대구를 재차 찾아 표심 호소에 나선다. 윤상현 후보는 언론 인터뷰 진행한다. 한동훈 후보는 경기도 포천·가평과 이천에서 당원 간담회에 참석해 수도권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한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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