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사무총장에 서범수 …‘한동훈호’ 당직 인선 속도
‘뜨거운 감자’ 정책위의장 인선은 숨고르기
친윤-친한 파워게임 양상 … “한, 참교육 당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9일 신임 사무총장에 재선 서범수 의원을 임명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인선을 공개했다. ‘뜨거운 감자’로 꼽혔던 정책위의장 인선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변화에 유연하면서도 앞장설 수 있는 분을 널리 듣고 찾아봤다”면서 서 사무총장 인선을 소개했다. 한 대표는 취임 직후 비서실장에 재선 박정하 의원을 임명한 데 이어 사무총장에 서 의원을 발탁하면서 ‘한동훈 색깔’을 분명히 했다.
서 신임 사무총장은 행정고시 합격 후 경찰에 입직해 울산지방경찰청장, 경찰대 학장 등을 역임했다. 21대 총선 때 국회에 입성해 4.10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5선 의원과 부산시장을 지낸 서병수 의원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를 도운 것으로 알려지는 등 친한동훈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의원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동료 의원들과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당내 화합이 시급한 한 대표 체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는 평이 나온다.
한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과 나머지 주요 당직 인선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원내대표와 협의가 필요한 정책위의장 인선은 교체와 유임을 두고 당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시간을 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점식 현 정책위의장 교체 문제는 9인 체제의 최고위원회 내에서 친한계가 우위를 차지하느냐 여부와 관련이 깊다는 점에서 친윤계와 친한계의 파워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현재 최고위원회 멤버 중 추경호 원내대표, 정 의장, 김재원·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 등 5명이 친윤계로 분류된다. 정 의장 교체시에는 친한계가 수적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양측은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급기야 정 의장이 ‘1년 임기’ 당헌을 내세우며 사실상 사퇴를 거부하자 한 대표 지지자들이 정 정책위의장 페이스북에 “자진사퇴하라”는 댓글을 도배하는 해프닝까지 일어났다.
한 대표 캠프의 대변인을 맡았던 정광재 전 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임명직 당직자들이 사의룔 표했던 게 관행”이라며 “관행을 벗어나면서까지 (정 의장이) 자리를 지키고 계신 게 옳은가 싶다”고 비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같은 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상임전국위원회의 당헌 해석을 받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제안했다.
당헌·당규상 대표가 당직자 임면권을 가진다는 친한계의 주장과 정책위의장 임기가 1년으로 정해져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친윤계의 주장이 갈리는 데 대한 일종의 해법을 내놓은 셈이다.
여당 대표를 역임했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정 의장 교체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데 대해 “한 대표가 참교육되고 있다”는 촌평을 내놨다. 다른 대표 체제에선 문제되지 않았던 정책위의장 문제가 한 대표 체제에서만 굳이 이슈가 되고 있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방송 4법’ 강행 처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대표는 “독이 든 사과를 계속 내밀면서 왜 안 먹니, 왜 안 먹니 하면 당연히 국민을 위해서 저희는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또 “방송 4법 처리에 대한 민주당의 비이성적인 폭주가 화요일에는 절차상 종료될 것이지만, 그 이후에 노란봉투법 등 비슷한 식의 폭거가 예정돼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국민을 위해 단호히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티몬·위메프 사태에 대해선 “책임 규명은 당연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결국 정산 주기를 개선하는 문제, 위탁형 이커머스에 있어서는 에스크로 도입 등 자금 보관 문제도 같이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