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위안화 해외사용 크게 늘어

2024-07-30 12:59:59 게재

런민대 ‘위안화 국제화 지수’ 성장률 전년비 23%

지정학적 갈등 심화에 ‘리스크 완화’ 통화로 부상

지난해 중국 위안화의 글로벌 사용이 급격히 증가해 영국 파운드와 일본 엔화의 국제화 수준을 제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런민대학이 발표한 ‘위안화 국제화 지수’ 보고서를 인용해 2023년 이 지수가 전년 대비 22.9%의 성장률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런민대 연구진은 중국 위안화의 해외 사용은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중추적인 역할과 지속적인 고품질 경제 발전으로 인해 지난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위안화 국제화 지수’는 런민대 연구진이 중국 통화의 글로벌 성과를 추적하기 위해 지난 2012년 만든 지표다. 연구진은 위안화 무역 결제와 금융 거래, 다른 국가의 공식 준비 통화로서 위안화 사용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해 위안화의 국제화 수준을 파악한다.

◆위안화 국제화 지수 6.27점, 엔화는 4.4점 =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위안화의 국제화 지수는 평균 6.27점을 기록했고 미국 달러는 51.52점, 유로화는 25.03점을 받았다. 점수가 높을수록 국제화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연구에서는 최대 점수가 얼마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위안화는 3.76점을 받은 영국 파운드와 4.4점을 받은 일본 엔화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위안화의 국제화는 어려운 대외 환경 속에서 다른 국가와 중국의 무역이 억제됐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주요 통화와 비교할 때 여전히 견고했다”고 평가하며 “글로벌 공급망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한 국가의 금융 시스템 품질이 향상될수록 해당 국가의 통화 사용 기반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국가 간 자본 흐름의 관리와 위험 예방을 개선하면서 꾸준하고 신중한 방식으로 위안화의 글로벌 사용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5월 투신취안 국제경영경제대학 교수 겸 중국WTO연구소 소장은 “중국이 국경 간 무역 결제를 최적화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위안화의 국제화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투 교수는 “중국 여러 지역에서 구축한 국경 간 금융 결제 플랫폼은 많은 금융기관을 효과적으로 유치해 기업 지급 및 수취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투자 및 자금 조달 채널을 확대하며 위안화의 국제화를 진전시켰다”고 평가했다.

런민대 보고서는 위안화의 상승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의 압박, 지속적인 지정학적 리스크, 위안화 자산의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 미국 달러 대비 상대적으로 약한 위안화 환율 등 위안화 국제화가 앞으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블록체인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면서 “국경 간 은행 간 결제 시스템 파트너를 위해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에 따른 무역 활동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정학적 긴장 커지며 위안화 거래 국가 및 기업 증가 = 향후 중국이 국제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 확대를 꾀하는 과정에서 홍콩에 기대하는 역할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세계 최대의 역외 위안화 시장인 홍콩은 전 세계 위안화 관련 결제의 약 80%를 처리하고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재 조치로 인해 미국 달러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되면서 위안화는 러시아의 지역 준비 통화로 자리잡았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및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됨에 따라 통화 스왑 거래를 가속화하고 해외 청산 은행을 더 많이 지정하고 있다.

런민대 천자오징 교수는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위안화를 거래하려는 국가와 기업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위안화는 새로운 리스크 완화 통화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홍콩은 최고 수준의 금융 상품과 기관을 제공하기 때문에 국제 투자자들은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의 금융시장에 투자할 수 있고 미국의 제재를 피할 수 있다”면서 “역외 위안화 센터로서 홍콩의 역할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외 거래에서 위안화의 존재감이 커지긴 했지만 글로벌 금융에서의 사용은 미국 달러와 유로화에 비해 여전히 낮은 편이다. 세계은행간금융통신협회에 따르면 위안화가 관련된 국제 거래는 2022년 2월 전체의 2% 미만에서 올해 3월에는 4.7%로 증가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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