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혁명’시대…생보사 ‘고령층 특화 사업’ 관심
돌봄서비스·자산관리 등
시니어고객 맞춤 서비스
수명연장에 따른 고령화로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위험요인이 아닌 기회요인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부상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해 발생하는 개인 및 사회의 변화를 ‘장수 리스크’ 대신 ‘장수 혁명’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생명보험사들도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과 차별화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장수 리스크 대신 장수혁명 = KB금융지주 경제연구소가 최근 낸 KB지식비타민 보고서는 “인간 평균수명의 획기적 연장으로 개인과 사회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직면하게 될 리스크보다 기회 요인에 초점을 맞춘 ‘장수혁명’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장수혁명은 협의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획기적으로 연장되는 현상’을 의미하며, 광의로는 기대수명 연장으로 인해 나타나는 개인과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포괄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고령화사회 진입에 대한 준비가 부족해 발생하는 장수 리스크에 대한 논의뿐 아니라 장수경제 등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논의가 활성화돼야 할 시점”이라면서 “기업은 고령자 친화적인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야 하며, 특히 금융회사는 자산 증식과 자산관리에 적합한 상품·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장수 경제’에 대해 고령층이 증가함에 따라 의료·교육 등 여러 산업에서 새롭게 창출되는 사업·투자 등 경제적 기회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인구구조 기반 생보사 사업모델 한계 =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생보사들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탈피하고 새로운 모델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에는 가입자가 젊었을 때 납부한 보험료를 채권 등 안전자산 투자를 통해 자산을 운용한 후 가입자들이 나이가 들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형태였지만 이같은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이 최근 낸 ‘생명보험회사의 고령화 대응 전략’ CEO리포트에 따르면 생보사들은 돌봄서비스, 자산관리, 웰빙 등 고령층 특화 사업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KB손해보험이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설립하고 노인요양사업을 시작했으며, 2023년 KB라이프가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6년 위례 빌리지, 2021년 서초 빌리지를 개소했으며, 2025년 은평, 광교, 강동에 노인요양시설을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다. 2023년 12월에는 실버타운인 평창카운티를 열기도 했다.
신한라이프도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를 통해 시니어 관련 사업인 노인요양시설과 실버타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한라이프케어는 2025년 경기도 하남 미사에 60~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노인요양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며 2027년에는 주거와 일상에 필요한 생활 지원 서비스(의료·헬스케어, 레저스포츠, 문화예술, 금융서비스 등)가 결합된 실버타운을 서울 은평 지역에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시니어 고객 ‘종합접근’ 사업 형태는 없어 = 자산관리 분야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이 고령자 특화 신탁상품으로 노노(NO老)안심신탁과 종활(終活)신탁을 출시한 것이 눈에 띈다.
노노안심신탁은 위탁자가 고령, 노인성 질환 등으로 의사능력에 문제가 생겨도 신탁계약을 통해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상품이며, 종활신탁은 위탁자 사망 후 미리 지정한 상조회사 및 봉안업체에게 장례비용 등을 지급할 수 있는 신탁상품이다.
웰빙 분야에서는 메트라이프생명이 2023년 9월 보험업계 최초로 종합은퇴솔루션 ‘360Future’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건강관리를 포함해 총 29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크게 7개 그룹(① 시니어 질환 예방케어서비스 ② 자산관리서비스 ③ 치매 및 노인성 질병 관련 스페셜 안심케어서비스 ④ 가족 지원 서비스 ⑤ 여행 및 개인비서 서비스 ⑥반려동물 관련 서비스 ⑦사회공헌 기회제공 서비스)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생보사의 고령화 특화 사업에 대해 보고서는 “현재는 노인요양, 실버타운, 신탁 등 개별 니즈별로 고령자 관련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며, 시니어 고객을 별도의 세분화된 시장으로 구분하고 그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종합적인 접근법의 사업 형태는 없다”면서 △고령층 특화 플랫폼 사업자 전략 △고령층 특화 브랜드 구축 △고령층 특화 전문 인력 보강 등을 생보사의 고령화 대응 사업전략으로 제안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