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장 둔화에 중국 리튬가격 급락
리튬 공급과잉 심화 … 하반기 연중 최저치 가능성
중국의 리튬 공급 과잉이 심화되면서 가격 하락세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중국 차이신글로벌은 올해 중국의 탄산리튬 생산량이 전년 대비 41% 증가한 65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하반기에 더 많은 공급이 예상돼 리튬 가격이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안타이커연구소 수석 애널리스트 판룬저가 지난 7월 31일 컨퍼런스에서 밝힌 내용이다.
리튬의 정제된 형태인 배터리용 탄산리튬은 7월 31일 기준 전년 대비 70% 하락한 톤당 8만2000위안에 거래됐다. 가격 급등 이전인 2021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리튬 가격은 지난해 80% 이상 폭락했고 올해도 계속 하락하면서 7월 초 톤당 9만위안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2분기부터 중국내 생산과 수입이 증가하면서 수만톤에 달하는 리튬염이 과잉 공급됐다. 오는 9월과 10월에 다운스트림 생산자들이 재입고를 하면 공급 과잉이 줄어들 수 있지만 11월과 12월에 다시 상당한 공급 과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연간 과잉 공급량은 약 10만톤으로 추산된다고 판은 밝혔다.
리튬은 전기 자동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배터리를 만드는 핵심 소재다. 리튬은 대량 매장지역이 많지 않고 대부분 소량으로 흩어져 있어 추출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환경 파괴적인 경우가 많아 생산이 어렵다.
글로벌 리튬 산업은 신규 공급 급증과 전기차 산업의 성장 둔화로 가격이 급락하면서 지난 몇년간 격동의 시기를 보냈다.
전세계적인 전기차 붐에 힘입어 탄산리튬 현물 가격은 2년 동안 급등해 2022년 말 톤당 60만위안까지 치솟았다. 이는 2021년 초 가격의 12배 수준이다. 하지만 2023년 들어 리튬 가격은 다시 하락했다.
CSC 파이낸셜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탄산리튬 공급은 41만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수요는 19만2500톤 증가에 그쳐 최소 20만톤의 초과 공급이 예상되고 있다.
원자재 컨설팅회사 바이인포에 따르면 중국의 탄산리튬 생산량은 2019년 52만3600톤에서 2023년 131만톤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판은 “리튬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은 수요-공급의 불일치와 계절적 수요 침체를 반영한다”면서 “현재 8만위안이 넘는 가격은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가격 폭락으로 인한 수익 압박으로 많은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였다. 애널리스트들은 9만위안이 손익분기점이며, 특히 리튬 운모에서 추출해 생산하는 업체들이 그렇다고 밝혔다.
판에 따르면 6월 중순부터 구매한 스포듀민과 운모에서 탄산리튬을 가공하는 회사들은 생산비용 상승으로 인해 손실을 입었다. 자체 광산을 보유한 기업은 생산비용을 톤당 6만~7만위안으로 유지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형편이 나은 상황이다.
판은 글로벌 수요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아 호주 저가 광산에서 감산이 촉발되면 리튬 가격 하락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월부터 6월까지 리튬 최대 시장인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490만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순수 전기차 판매는 11% 증가에 그친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판매는 88% 급증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순수 전기차에 비해 평균 배터리 용량이 낮기 때문에 탄산리튬의 소비가 신에너지차량 판매량보다 더디게 증가하고 있다고 판은 설명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