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동결-인하 갈라지는 중앙은행들
이번주 들어 주요국 중앙은행 3곳이 각기 다른 금리정책을 구사했다. 하지만 이같은 통화정책 분기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주 일본은행이 예기치 않게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먼저 움직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오는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어 영국중앙은행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글로벌 경제를 강타했던 팬데믹발 공급망 충격은 대부분 해소됐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도달했거나 근접하고 있다”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그에 따라 경제성장과 고용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 초점을 전환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다시 한번 큰 흐름에서 이탈했다”고 전했다.
HSBC홀딩스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포메로이는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같은 상황을 보고 있다. 그러면서 다른 결론을 내리고 있다”며 “통화정책회의들이 열릴 때마다 시장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각국 중앙은행들이 움직이는 주요 동력은 국내적 요소들이다. 블룸버그는 “금리의 향방과 보폭이 경제선진국 전반에서 다양해질 것이라는 의미”라고 전했다.
하지만 금리정책 분기가 오래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JP모간체이스는 “경제침체기가 아닌 상황에서 역사상 가장 동조화된 통화완화정책 사이클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뱅가드그룹 미주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로저 알리아가-디아즈도 “금리인하 단행 타이밍에선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하지만 향후 수년을 내다보는 금리정책 경로에선 분기를 예상하지 않는다. 일단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주요 중앙은행들은 그 뒤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중앙은행들의 분기는 여러 달 전 시작됐다. 스위스와 스웨덴에 이어 캐나다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다. 당시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여전히 미국 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통화완화 가능성을 내비친 뒤 올해 초 물가상승압력이 불거지면서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완화되는 조건으로 다시 한번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편 말보로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제임스 애티는 “연준이 영국중앙은행이나 ECB 대비 얼마나 많이 금리를 인하하느냐보다는 주요국 시장에서 소프트랜딩(연착륙)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성장률은 하락하는데 실업률은 상승하고, 그래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