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7월들어 4주 연속 하락

2024-08-06 13:00:10 게재

석유공사 “중국 수요감소 주요인" … WTI는 미국침체공포로 3월이후 최저

국제유가가 7월초 이후 4주 연속 하락하며 배럴당 70달러대로 떨어졌다. 최근 유가 하락세는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논의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쳤지만 중국 석유수요에 대한 우려가 하락 폭을 키웠다.

6일 한국석유공사는 ‘중국 재채기에 흔들리는 유가’ 이슈보고서에서 “7월 4일 배럴당 87.43달러던 국제유가(브렌트유)는 이후 하락세로 전환해 30일 78.63달러로, 한 달도 채 안돼 배럴당 9달러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재채기를 하면 전 세계가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있듯 중국발 수요둔화 우려가 국제유가를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석유수요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6.2%로 미국 다음으로 높다.

또 유가평가기관 아거스사는 중국이 2000년 이후 세계 석유수요 증가분(2500만배럴/1일)의 절반을, 세계 정제처리능력 증가분(2100만배럴/1일)의 60% 이상을 각각 차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처럼 2000년 중반 이후 중국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중국이 세계 석유수요 증가를 이끌어 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IEA는 2024~2025년에도 중국이 세계 석유수요 증가분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중국은 여전히 석유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중국 원유 수입은 1118만배럴(1일)로 전년 동기대비 2.5% 감소했다. 6월 석유제품 생산을 위한 원유 정체처리량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3% 줄었다. 중국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되면서 자국내 석유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 2분기 경제성장률은 4.7%로 2023년 1분기 4.5%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5%)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부동산 침체, 제조업 성장 둔화, 소비지출 감소, 지방정부 부채 부담 등 여러 악재가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경기 둔화는 곧 석유 소비 감소로 이어진다”며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로 운송 부문에서 석유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운송업은 중국 경유수요의 약 75%를 차지한다.

중국 내 전기차 보급 확대와 액화천연가스(LNG) 트럭 증가도 수송부문의 석유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이다. 중국 공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등록된 전기차는 약 440만대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LNG 트럭판매도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보고서는 “9월에는 농산물 수확기 진입, 중추절 등으로 중국 석유소비가 일시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며 “하지만 경기회복이 불투명한데다 중국정부가 석유제품 수출 확대를 추진하는 등 하반기 수요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뉴욕유가가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6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됐음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한 미국 경기침체 공포가 유가 급락을 이끌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58달러(0.79%) 하락한 배럴당 72.94달러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월 초순 이후 최저치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대비 0.51달러(0.66%) 떨어진 배럴당 76.30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종가는 1월 초순 이후 7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7월 고용보고서 ‘쇼크’가 이어지며 위험자산 전반이 타격을 입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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