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천창수 울산광역시교육감

“한명도 포기 않는 공교육 뿌리내려”

2024-08-07 13:00:02 게재

기초학력 다지고 개인별 맞춤 지원

통합성장 위한 교육복지이음단 운영

문제해결 능력 갖춘 창의 인재 양성

“노옥희 전 교육감이 울산 공교육의 큰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그 틀은 유지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게 실행 가능한 세부정책을 추진해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천창수 울산교육감은 6일 울산교육청에서 진행한 내일신문 인터뷰에서 17개월 간의 정책에 대해 “전임 노옥희 교육감의 정책들이 훼손되지 않고 학교 현장에 조금씩 잘 뿌리내리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사진 울산시교육청 제공

천창수(사진) 울산광역시교육감은 6일 울산교육청에서 진행한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7개월간의 정책에 대해 “전임 노옥희 교육감의 정책들이 훼손되지 않고 학교 현장에 조금씩 잘 뿌리내리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초·중·고 무상교육은 유치원까지 확대됐고 취약계층 학생들 통합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복지이음단’은 운영을 시작했다. 전국 최초로 울산교육과정연구센터가 설립돼 울산형 학교자율과정 자료 개발과 보급에도 나섰다.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적용에 대비한 맞춤형 고교교육의 현장안착을 위해 공립 온라인학교도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1호 공약인 기초학력 분야는 단순 학습지원을 넘어 수준을 확인하고 점검해 개별 맞춤형으로 지원했다. 학교폭력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교육감 직속 대응팀을 꾸렸고 처벌보다는 관계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추진했다.

다양한 기관에서 울산교육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학기부터 시범 실시한 늘봄학교는 학부모 만족도가 83%에 달했다. 기초학력을 위한 움터프로젝트는 지난해 시·도교육청평가에서 기초학력 향상지원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3개 부문에서 모두 2등급을 차지했다. 교육부 평가에서는 최우수 등급을 달성했다.

천 교육감은 노 전 교육감의 갑작스런 유고에 따라 보궐선거로 교육감에 당선됐다. 울산 시민들은 ‘단 한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노 전 교육감의 교육철학을 가장 잘 이어받을 것이라 보고 천 교육감을 추대했고 첫 부부교육감이 탄생했다.

다음은 천창수 교육감과의 일문일답이다.

●맞춤형 기초학력 보장을 1호 공약으로 꼽았는데.

아이들마다 배움의 속도에 차이가 많이 난다. 느린 학습자를 방치하게 되면 학습 결손이 누적돼 학년이 올라가거나 상급학교에 진학할 때 공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수업에 뒤처지는 학생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기초학력을 튼튼히 쌓을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맞춤형 기초학력 보장’이다.

●기존 방식과 차이점이 있다면.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정규수업과 방과후학습 학교밖학습까지 3단계 학습안전망을 꾸려왔다. 단순히 정규수업만 하고 끝나서는 안된다. 올해부터는 실제 학생들 기초학력이 나아지고 있는지를 계속 관리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한달에 한두번씩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학교와 유기적으로 연결해 어떤 방식을 적용하는 게 나을지 방향을 찾는 방식이다. 그 방안이 성과가 없으면 다시 한번 검토해 다른 처방을 내린다. 한명 한명 맞춤형 관리를 하고 지도를 한다. 이런 점이 다른 교육청보다 앞서가는 부분이다.

●움터프로젝트에 대한 평가가 높다.

울산기초학력지원센터의 움터프로젝트는 지난해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기초학력 향상지원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지난해 5개로 시작했는데 올해 중등 2개 영역을 강화했다.

공교육에 진입한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본격적인 학습을 시작해 기반을 강화해야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지 않는다. 한글 해독과 초기 문해력, 기초 수리력 등에 집중하면서 부모이해교육은 물론 학습자 맞춤형 인공지능(AI)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비인지적 영역까지 진단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부진 요인을 심층 진단하고 개별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교폭력은 신속한 처리도 중요하지만 이후 관계회복이 중요하다. 예전 같으면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고 처벌하면 끝이었다. 처벌을 면하기 위해 형식적인 사과를 하기도 한다. 또 다른 앙금이 생기고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을 탈피해 대화를 통해 조정하자는 거다.

지난해 7월 교육감 직속으로 학교폭력근절추진단을 출범시켰다. 3팀이던 전담지원팀을 올해부터 5팀으로 늘렸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48시간 이내에 의무적으로 교육청에 보고해야 한다. 교육청은 학교 자체에서 해결할 문제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심각한 경우에는 교육청이 직접 대응한다. 무엇보다 처벌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조정을 통한 화해에 방점을 둔다.

●교권과 학생인권 보호가 서로 충돌한다는 지적이 있다.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인권은 모든 사람이 다 누려야 할 동등한 권리다. 어느 한쪽만 강조해서는 안된다. 학생인권도 소중하고 교권도 소중하기 때문에 공동체 인권을 함께 바라보는 그런 교육이 필요하다. 인권교육을 바르게 하면 서로의 인권도 존중하는 상승작용이 날 것이라고 본다.

●향후 집중하고자 하는 방향은.

수업의 변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깊이 있는 수업을 해보자는 것이다. 질문이 있는 수업이 대표적이다. 학생 스스로가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친구들과 같이 소통해가면서 이해하고 답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챗지피티(GPT)도 질문에 따라 다른 답을 하지 않나. 당연히 질문하는 방법도, 교수·학습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울산 자체적으로 선도학교도 지정해 운영하고 학생이나 교사 모두 이에 맞는 준비를 하도록 돕고 있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학교와 수업 이 바뀌었으면 한다. 협동학습 프로젝트수업 등 수업을 변화시켜 아이들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문제 해결능력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학교를 바꾸고 싶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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