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정산주기 40일 내로 단축
티메프 사태 재발방지책, 판매대금 별도관리 의무화
정부가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재발 방지대책으로 오픈마켓의 ‘정산기한’을 최장 40일 이내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자금 ‘돌려막기’를 막기 위해 입점업체에 지급할 정산대금의 일정 비율을 별도로 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대규모유통업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제정과 전자상거래법 개정 등을 대안으로 거론, 국회 심의과정에서 갈등이 예고됐다. 대규모유통업법은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독점과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을 규율하는 법률이어서다. 이 법으론 e커머스 업체를 제대로 규제하기도 어렵고 법규율 체계에 혼선만 줄 것이란 지적이다. 아울러 야당은 티메프 사태를 방치한 정부 책임론을 제기, 국회청문회 등을 추진키로 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문책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서 ‘티몬·위메프 사태 추가 대응방안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대응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대규모유통업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대형 유통업체를 규율하는 이법 적용대상에 오픈마켓도 포괄하겠다는 것이다. 오픈마켓 업체에 정산기한을 부여하고 판매대금 별도관리 의무도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향후 논의를 거쳐 기존 대규모유통업자에게 적용되는 기한(40일)보다 짧게 정하기로 했다. 유통업자는 납품업자로부터 판매할 상품을 구매하면, 납품업자에게 대금을 지급해야 할 이행책임이 부여된다. 반면 상품중개만 하는 오픈마켓은 거래 당사자가 아니어서 판매대금을 늦게 정산해도 법적인 책임이 없다. 이런 오픈마켓의 특성을 반영해 유통업자보다 더 짧은 정산기한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또 판매대금의 일정 비율을 예치·신탁·지급보증보험 등으로 별도 관리하는 방안도 의무화하고, 판매대금 유용도 금지한다. 입점업체에 돌려줘야 할 대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 역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 사항이다. 티몬·위메프는 소비자의 결제 대금이나 판매자들에게 돌려줘야 대금을 사업 확장 과정에 활용, 사태를 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PG사)의 등록요건 등을 강화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제재하도록 금융위원회 소관의 전자금융거래법도 손보기로 했다. 정부는 여론수렴절차를 거쳐 8월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