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숨통'
산업부, 열병합발전 허가내줘
SK E&S·중부발전 공동추진
반도체 원가경쟁력 강화 기대
세계 최대규모의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안정적인 전기와 열 공급이 가능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SK E&S와 한국중부발전이 공동 추진해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집단에너지 사업’을 허가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 건설을 위해 민관이 협력해 열과 전력을 공급하는 첫 사례다.
허가물량은 1.05GW(기가와트) 규모로, 신규 물량이 아닌 중부발전 보령복합발전소(2027년 폐지예정)를 대체하는 방식이다. 산업부는 당초 남동발전 등이 보유한 노후 석탄발전소 대체물량으로 허가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연료조달방식 등의 문제로 무산됐다.
이번 사업허가에 따라 SK E&S와 중부발전은 집단에너지 사업을 수행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2026년 하반기 준공 목표로 발전소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노후 LNG발전소의 대체활용방안이 주목되고 있다.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배출이 많은 LNG발전을 폐지하거나 대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노후 LNG발전에 대한 뚜렷한 활용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확정본에서 노후 LNG 방향성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11차 전기본 초안에 따르면 2038년까지 향후 15년간 LNG 열병합을 포함한 신규 LNG 발전은 총 2.5GW 규모로 제한돼 에너지업계의 사업권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1월 산업부가 조사한 신규 LNG 열병합 건설 의향이 7.3GW 규모였던 것을 고려하면 SK E&S가 이번에 중부발전과 1.05GW 규모의 LNG 발전 사업권을 획득한 것은 상당한 성과라는 평가다.
이번 사업으로 국내 민간 1위 LNG 사업자이자 발전사업자인 SK E&S는 현재 운영 중인 5GW 규모의 LNG 발전소에 더해 추가로 1GW급 발전소에 LNG를 공급하게 되면서 LNG 밸류체인(가치사슬)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SK E&S와 중부발전이 구축하게 될 집단에너지 시설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팹(fab·반도체 생산공장) 1~4기에 필요한 열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연 1600만톤 수준이다. 매일 약 60만가구에 안정적으로 지역난방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SK E&S는 집단에너지 사업에 특화된 역량을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LNG를 도입해 저렴한 스팀을 공급하고, 중부발전은 기존 발전소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원활한 사업 운영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11월 출범을 앞둔 SK E&S와 SK이노베이션 합병법인의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도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집단에너지 시설의 경우 대부분 열 수요가 겨울철에 집중되는 반면 반도체 산업단지의 경우 계절에 상관없이 열과 전력 수요가 연중 일정해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SK E&S가 호주 등에서 직도입하는 LNG를 활용해 연료비 절감은 물론 합병법인의 LNG 수요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집단에너지 시설은 전력생산과 지역난방 등 열공급 설비를 모두 갖춘 발전소다. 전력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버리지 않고 스팀과 온수 생산에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이용 효율이 높다.
산업단지에 건설하면 대규모 송전시설 건설 부담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해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온실가스 감축효과도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