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설치가구 전력소비량 더 많다
미설치가구보다 1.5배 사용 … 여름·겨울에 격차 더 커져
태양광을 설치한 가구의 전력소비량이 미설치 가구보다 1.5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소비 차이는 여름과 겨울철에 더 벌어졌다.
8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조일현·안재균 박사가 펴낸 ‘주택용 태양광 설치 가구의 전력 생산·소비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 설치가구의 월평균 전력소비량은 446.5kWh로, 미설치 가구 289.3kWh보다 1.54배 많다.
특히 이러한 전력소비 차이는 여름과 겨울철에 더 커졌다. 예를 들어 봄철인 5월에는 태양광설치가구의 월평균 전력소비량이 389.1kWh로 미설치가구 263.1kWh보다 1.48배(125.9kWh) 많았다. 겨울철인 1월에는 각각 548.7kWh, 321.4kWh로 1.71배(227kWh) 차이가 났다.
◆가구별 전력피크는 19시~21시 사이 = 조일현 박사는 “전력소비의 차이는 겨울철에 가장 크고 다음으로 여름철의 전력수요 차이가 크다”면서 “태양광 가구는 냉·난방시 태양광 미설치 가구보다 적극적으로 전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태양광 설치 가구의 전력소비가 더 많은 것은 전력 소비량이 많은 가구가 적극적으로 태양광을 설치한 결과일 수 있고, 태양광 설치로 전기료 부담이 줄어들어 전력소비가 증가한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력소비 하루 패턴은 태양광 설치 가구와 미설치 가구의 흐름이 비슷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력소비는 가구가 활동을 시작하는 오전 7시~9시에 높아지고, 이후 줄다가 다시 15시 이후 증가하기 시작한다. 전력피크는 태양광 설치 가구와 미설치 가구 모두 저녁 시간대인 19시~21시 사이에 발생했다.
출근시간대 전력소비가 증가하고 이후 낮시간 동안 소비가 주춤하다 다시 점차 증가해 20시 전후로 피크가 발생하는 흐름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봄·가을보다 여름·겨울의 전력수요가 증가세가 뚜렷하다. 특히 봄·가을·겨울에는 정오와 오후 시간대 전력소비가 오전 출근시간 이후 감소하는 패턴을 보이지만 여름철에는 전력소비가 오전부터 계속 증가하는 양상이다. 냉방 전력수요 증가가 원인이다.
◆수전전력은 태양광 설치여부 따라 상반 = 수전전력 패턴을 보면 전형적인 덕커브(오리모양과 닮은 그래프) 현상을 보인다. 태양광 미설치 가구는 일일 시간대별로 순수요 변화가 2배 이내였다. 하지만 태양광 설치 가구는 7~11배 수준으로 순수요 변화가 컸고 이러한 특징은 봄철에 두드러졌다.
수전전력은 가구가 한전으로부터 공급받은 전력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전전력의 일일 패턴은 태양광 설치 가구와 미설치 가구가 상당히 다르다.
태양광 설치 가구의 수전전력은 태양광 발전시간대에 발전패턴과 반대로 움푹 파인 모습을 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이 시작하는 시간을 기점으로 수전전력이 감소하고, 태양광 발전이 줄어드는 시점에서 수전전력이 증가하는 것이다.
태양광 설치 가구의 수전전력은 저녁시간의 최대 전력수요와 맞물리면서 덕커브 현상이 심하게 발생한다. 태양광 미설치 가구 전력소비는 수전전력과 일치한다.
태양광을 설치한 가구가 월 300kWh 전력을 생산하고 300kWh을 소비했다면 잉여전력이나 수전전력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태양광발전은 보통 한낮에 집중돼 전력공급이 가구의 전력소비보다 많아 잉여전력이 발생한다. 반대로 아침이나 저녁에는 전력소비가 많으나 태양광발전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고, 태양광발전이 불가능한 시간도 있어 전력소비가 태양광 발전보다 많아 수전이 필요하다.
한편 주택용 상계 태양광 설비는 2015년 407MW에서 2021년 6월 약 1470MW 규모로 성장했다. 일반용과 산업용은 2014년에 각각 약 20MW, 0.6MW에서 2021년 각각 약 276MW, 28MW로 증가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