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민 여윳돈 소진에 여행·레저업 실적하락
디즈니·힐튼·에어비앤비 등
여윳돈을 소진한 미국인들이 여행과 레저 지출을 줄이면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했다.
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디즈니 테마파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 하락했다.
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 휴 존스턴은 7일(현지시각) FT에 “소비자들이 식음료 물가와 기타 경비 상승으로 압박받고 있다. 이 때문에 디즈니파크 입장료 수입이 지지부진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부유한 미국인들이 국내보다 해외여행을 많이 나가는 것도 실적 부진의 한 요인이었다.
호텔체인 힐튼의 CEO 크리스 나세타도 이날 실적발표에서 여행업시장이 확실히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민들은 코로나10 팬데믹 동안 저축했던 돈을 소진했다.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서 여행을 비롯한 각종 여가활동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동종업계 매리엇인터내셔널의 CFO 리니 오버그도 최근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소비자들이 여행이나 외식 등 지출에 신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6일 실적발표에서 “여행피크인 여름시즌임에도 미국 소비자의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비엔비가 올해 판매신장률 하락을 예고하면서 7일 이 기업 주가는 13.4% 하락했다.
항공사들 역시 성수기인 현재 남아도는 비행기표를 판매하기 위해 가격인하 방침을 세우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축적했던 초과저축을 올해 초 모두 소진했다. 연준에 따르면 6월 미국 소비자대출은 전달 대비 89억3000만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예상치 100억달러를 하회했다.
자산운용사 아플로의 수석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록은 “소비자신용 둔화는 소비지출 둔화와 일치한다”며 “현재 소비지출 흐름이 무너지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