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 숲’ 잘못된 연결은 침입성 해충 확산 통로
중요도 커지는 도시숲의 양면성
생태계영향 다각도로 살펴 조성
기후변화 적응 전략으로 도시숲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도시 열섬 현상 완화 △기후회복탄력성 증진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해충 확산 등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시숲 확대는 필요하지만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서 조성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0일 국제 학술지 ‘조경 및 도시계획(Landscape and Urban Planning)’의 ‘도시 지역이 숲보다 더 높은 수목 종 풍부도와 다양성을 가짐 : 침입성 수목 해충 및 병원균에 대한 숙주 가용성에 대한 의미’ 논문에 따르면 도시 지역 나무는 외부에서 들어온 해충(침입종)들이 처음으로 마주하는 잠재적 숙주가 될 수 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다른 지역으로 해충이 퍼지게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26개 스위스 도시에 있는 약 50만 그루의 나무 자료들과 주변 숲의 국가 산림 목록 자료를 비교 분석했다. 또한 스위스 산림과 도시숲에 잠재적으로 유해한 침입성 해충 목록을 작성하기 위해 유럽식물보호기구(EPPO)에서 관리하는 검역 대상 해충 목록 등을 활용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도시 나무의 8.3%, 숲 나무의 7.4%가 잠재적 해충 숙주가 될 수 있었다. 게다가 도시와 숲은 서로 다른 해충에 대한 숙주나무를 가지는 등 도시-숲 간 연결성이 해충 확산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스위스의 도시 수목 목록에 주변 숲에 존재하는 모든 수목 속(비슷한 특징을 가진 여러 종의 집합)이 들어 있었다”며 “이는 침입성 해충이 도시 지역에 도착했을 때 적합한 숙주를 찾아 정착하고 주변 산림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도시숲 조성을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도시숲은 우리들에게 광범위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늘과 증산작용을 통해 도시 열섬 효과를 완화한다. 폭우 유출을 줄이고 생물다양성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기후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도시숲을 조성할 때는 기본적으로 수종 다양성을 중요시한다. 수종이 다양할수록 침입종에 대한 전반적인 피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캐나다 몬트리올 공원의 수종 다양성이 증가했을 때 침입성 해충을 공격하는 포식자들이 늘었다. 이는 자연적으로 방제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전반적인 생태계 건강성을 높일 수 있는 적합한 수종을 선택해 도시숲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