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이재명 대표가 보여줘야 할 것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막바지다. 이번주 국민여론조사와 서울 권리당원 투표, 전국 대의원 온라인 투표 등만 남았다. 18일이 지나면 이재명 의원은 두번째 민주당 대표 임기를 시작할 것이다. 출발부터 경쟁자와 차이가 커 승패를 가늠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 122만명의 투표율이 30%(11일 기준. 온라인투표) 수준에 머문 것이 상징적이다. ‘세계 최고의 정당조직’을 자부하며 정당민주주의의 진전을 자랑했던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이재명 의원에게 목표는 이번 전당대회가 아니라 2027년 대선에 있다. 그걸 위해 ‘두번 했다가는 주위사람 다 잃겠다’는 대표직을 연임까지 하는 것 아니겠나. 이번 전당대회가 민주당 안에서 이재명 시대를 재확인하는 통과의례였다면 18일 이후는 좀 다를 것 같다.
1. 채 상병 특검은 하긴 하나? 2번이나 확인했듯 윤 대통령의 거부권은 정해진 수순이다. 세번째 법안을 발의했고 이번에는 꼭지를 따야 한다. 상대는 검사출신으로 정치경력이 일천한 한동훈 대표다. 민주당이 정권을 넘겨준 후 줄기차게 공격해 온 검사정권이라는 여권의 상징과 닮았다. 실력을 보자.
2. 정치의 요체라 강조했던 먹사니즘(민생)에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 물론 국정운영의 주체는 정부여당이다. 국민은 여당이 못하니 야당이 제대로 견제하라며 사상 유래없는 연속 두번의 절대과반 의석을 안겨줬다. 입법부의 역할을 최대한 살려 대안정당의 면모를 보이겠다고 했으니 그걸 보겠다는 거다.
3. 작은 차이를 넘어 야권의 구심점이 될 수 있나. 이재명 체제라 해도 민주당 안에서도 비명계는 있고, 이들은 때를 기다리고 있다. 당 밖에서는 조국혁신당 등이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꾀해 민주당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야권의 자원을 동원하고 배치하는 칼자루는 이 의원과 민주당이 쥐고 있다.
4. 10월을 무탈하게 넘길까. 선거법·위증·배임·제3자뇌물 등 11개 혐의 4개의 재판은 대선 이후 꼬리표가 됐다. 야권 안에서 압도적 전력적 우위를 확보했지만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첫번째 요인으로 꼽히는 ‘사법리스크’다. 관문을 넘을 때마다 건재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야 한다. 지금까지는 검찰정권의 정치적 보복으로 지지층을 설득해왔다. 1심 판결 후에도 같은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을까.
대의제 민주주의 체제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주는 힘은 세다. 어쨋든 이재명은 ‘이재명 체제’라 불리는 우군을 기반으로 역대급 권한을 지닌 원내 다수당의 대표 자리에 오른다. ‘이재명의 책사’로 불리는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은 그를 가리켜 “뼛속까지 실용주의자”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가 국민의 눈과 귀를 잡아끌 계기가 될지 지켜보자.
이명환 정치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