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학30'에 글로벌이 없다?

울산과학대, 개발도상국 공무원 연수 등 글로벌 역량 강점

2024-08-16 13:00:02 게재

“글로컬대학에 로컬(local)은 있는데 글로벌(global)이 없다.”

사업 시행 첫해인 2023년 ‘글로컬대학30 ’ 지정 후 나온 평가다. 선정 대학 중 대학 안팎의 벽을 허문 사례는 많지만 국제무대에서 인재를 끌어들이는 훌륭한 교육·문화적 환경을 제시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

일본 리츠메이칸 아시아태평양대학교(APU)는 글로벌 전략으로 전 세계 각 지역에서 모인 학생이 절반을 차지하는 초글로벌 대학으로 급부상했다. 교육부는 16일 “인구 12만명의 소도시인 벳푸가 글로벌대학으로 인해 국제도시로 변모했다”고 소개했다. 일본의 한 ‘로컬’이 대학과 함께 ‘글로벌’한 지역으로 부상한 것이다.

울산과학대학교가 울산시와 공동으로 8월 12일부터 21일까지 인도네시아 산업부 공무원 19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생태산업단지 정책 역량 강화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울산과학대학교 제공

울산과학대학교는 그동안 외국 공무원 연수 등을 통해 글로벌 역량을 키워왔다. 울산시와 공동으로 12일부터 21일까지 롯데호텔 울산에서 인도네시아 산업부 공무원 19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생태산업단지 정책 역량 강화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수에 참여한 인도네시아 공무원들은 생태산업단지 정책 수립 방법을 듣고 토론을 진행한다. 또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등 지역 기업과 성암소각장, 코끼리 공장, 비케이이엔지 등 자원순환 현장을 찾아 자원 재사용 사례도 들여다보고 있다.

울산과학대학교는 5월 유엔환경계획(UNEP), 울산국제개발협력센터와 공동으로 태국과 동티모르 공무원을 초청해 ‘플라스틱 폐기물 순환경제 역량강화 사업’을 실시했다. 이 행사는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환경파괴 심각성을 인지하고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동남아시아 국가인 태국과 동티모르의 공무원을 초청해 우리나라의 폐플라스틱과 폐기물 순환경제 지식과 경험도 공유했다.

이처럼 울산과학대학교는 탄소중립 정책과 연구,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생태산업단지개발 경험 전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2년 대학에 에너지환경연구소를 설립하고 울산광역시 탄소중립지원센터 사업에 선정돼 탄소중립지원센터를 대학 안에 유치한 후 울산의 탄소중립과 생태산업단지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2022년에 한국에너지공단에서 발주한 인도네시아 찔레곤 산업단지 대상 생태산업단지개발사업에 참여했다. 또 2022년 인도네시아와 콜롬비아, 2023년 베트남 인도네시아 아이티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의 생태산업단지개발 경험을 전수했다.

이와 함께 외교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인도네시아 산업부와 지방의 산업단지 관리 공무원을 대상으로 ‘인도네시아 생태산업단지 정책설계 및 역량강화사업’에 선정돼 2025년부터 인도네시아 공무원 연수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업과 맞물려 900만달러(12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한 산업발전을 위한 생태산업단지(EIP) 조성사업’에도 신청해 1차 평가를 통과했다.

이연주 울산과학대학교 국제교류원장은 “울산과학대학교는 폐기물 순환경제, 생태산업단지 개발 등의 지식과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심각한 플라스틱 문제와 개발도상국의 환경오염 문제에 전 세계와 공동으로 대응하고 이를 해결해서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울산과학대학교는 글로벌 사업을 추진할 때 설립 주체인 HD현대가 진출한 해외법인을 활용해 국제적 역량 강화에도 적극 나섰다. 2011년 ‘현대미포조선-베트남 현대비나신조선소 유학생 취업연계 사업’을 시작해 학점취득 기술연수생을 받았다. 이들은 울산과학대학교에서 배우고 현대미포조선에서 현장 실습해 베트남 현지에 있는 현대비나신조선소로 취업했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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