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개강 코앞인데 꿈쩍않는 의대생들

2024-08-19 13:00:07 게재

“7000명 동시 수업 대책 마련” 목소리도

대학들이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있지만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해 휴학계를 내고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은 여전히 학교로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전국 대학의 2학기 등록 기간이 시작되면서 교육부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계에 따르면 19일 경희대·중앙대 등을 시작으로 20일 부산대, 21일 전북대 등 전국 대학의 2학기 등록금 납부가 시작된다. 대학들은 약 1주일간 접수를 진행한 뒤 9월 초부터 본격적인 2학기 수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휴학계를 낸 채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은 2학기에도 등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달 22일 기준으로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 1만8217명 가운데 실제 수업에 출석하고 있는 학생은 495명(2.7%)에 불과하다.

학년별로는 올해 신입생인 예과 1학년이 총 3191명 가운데 53명이 출석해 전체 학년에서 가장 낮은 1.7% 출석률을 기록했다.

의정 갈등을 해결할 특별한 변수가 없는 상황에서 상당수 의대생이 2학기 등록을 하지 않아 ‘미등록 제적’될 가능성이 커지자 대학들은 이들을 위한 추가등록 기간을 두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이 전국 국립의대 10곳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이들 대학 모두 등록금 납부 기간 연장을 계획 중이다.

경북대는 의대 1학기가 종료되는 11월 이후 납부계획을 세울 예정이고, 충남대는 10월까지로 예정된 추가등록 이후 필요하면 의과대학 등록금을 별도로 수납할 계획이다.

충북대는 2학기 등록 기간을 12월 말 등 필요한 기간까지 연장할 예정이고, 경상국립대도 의대생 별도 수납 기간을 두기로 했다.

유급을 막기 위해 1학기 성적 처리 시점도 뒤로 미뤘다. 부산대·경북대·충남대·강원대·충북대는 F학점 대신 부여하는 ‘I(미완) 학점’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대학들이 갖은 방법을 동원해 의대생들의 ‘집단유급 데드라인’을 미루고 있지만, 정작 의대생들의 복귀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교육계와 의료계의 분석이다.

정부도 학생들을 계속 설득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더 이상 내밀 카드가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6일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청문회에 참석해 “학생들과 대화해 보면 2025학년도 증원 철회 이야기를 제일 먼저 하는데 사실상 입시가 시작됐기 때문에 철회는 불가능하다”며 “정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계속 하기 때문에 대화의 진전이 상당히 어렵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물리적인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매 학년도 30주 이상’으로 규정된 수업 일수는 28주까지 조정이 가능하다.

교육부는 지난달 10일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대학이 수업을 감축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28주로 기간을 조정하고 주말 수업까지 한다고 해도, 의대생이 9월에는 복귀하지 않으면 물리적인 시간 부족으로 유급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내년에 증원된 신입생과 올해 유급된 의대 1학년 등 약 7000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듣게 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부총리도 최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2025(학년도) 신입생의 학습권 보호를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고 본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개별 대학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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