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호텔 화재로 7명 사망 … 스프링클러 없어
9층짜리 호텔 8층 객실서 불
에어매트 뛰어내린 2명 사망
경기 부천시 중동의 한 호텔에서 불이나 투숙객 등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부상자 12명 중 3명이 중환자다.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지면서 인명피해를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23일 오전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39분쯤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 8층 객실에서 불이 나 투숙객 등 7명이 숨졌다. 또 중상 3명, 경상 9명 등 부상자 12명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부상자들은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남녀 2명은 불이 나자 8층 객실에서 호텔 외부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으나 사망했고 한 여성은 8층 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이상돈 부천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며 “2003년 건물이 준공 됐는데 당시는 스프링클러 (의무설치)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최초 불이 난 것으로 신고된 810호 역시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소방 관계자들은 건물에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진 탓에 사망자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8층과 8층 객실 내부, 계단, 복도 등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소방대원들이 도착했을 때 건물 내부에 이미 연기가 가득 차 있었고 창문으로 분출되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피해가 커진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김인재 부천시 보건소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일부 사망자는 호텔 계단과 복도에서 발견됐다”며 “사상자들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등 6개 의료기관으로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상자는 남자 9명, 여자 10명이며 모두 내국인으로 확인됐다. 불이 난 호텔에는 모두 64개 객실이 있으며 화재 당시 27명이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7시 39분쯤 해당 호텔의 810호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30건 이상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오후 7시 42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가 오후 7시 57분 대응 2단계로 상향했다. 오후 10시 26분 불을 모두 껐고 곧이어 대응단계도 해제했다. 화재 진압 및 인명 구조, 사상자 이송 등에 소방관, 경찰, 부천시 공무원 등 322명과 장비 76대가 투입됐다.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 호텔 810호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