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확산에 '먹는 물' 비상

2024-08-23 13:00:02 게재

부산·경남 취수지

역대급 녹조 창궐

부산·경남 식수원인 낙동강에 대규모 녹조가 발생해 먹는 물 비상이 걸렸다.

부산시 취수원 녹조 비상 부산시는 22일 시민 식수로 쓰는 낙동강 물금·매리 지점에서 올해 처음 조류경보 경계단계가 발령됐다고 밝혔다. 사진 낙동강환경유역청 제공

22일 부산시에 따르면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낙동강 물금·매리 지점의 조류경보제를 ‘관심’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물금·매리 지점은 부산시민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취수지점이다.

조류경보 경계단계는 녹조를 발생시키는 유해 남조류 개체 수가 ㎖당 1만개를 2회 연속 초과하면 발령한다. 1000개 이상일 때 발령하는 관심단계에 비하면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물금·매리 지점의 조류경보제 경계단계는 올해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 남조류 개체 수는 1717개였고, 지난해 전체 경계단계 발령은 한 번도 없었다.

녹조 발생 수치는 역대급이다. 지난 12일 이 지점의 유해 남조류 개체 수는 ㎖당 3만2991개였는데 19일 조사에는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10만6191개로 나타났다. 관심 단계도 문제인데 19일 기준으로 보면 이 보다 100배가 넘게 발생한 것이다.

시는 지난 8월 8일 관심단계 발령 이후 지속되는 폭염과 강한 일사량, 적은 강수량 등으로 조류 증식이 가능한 환경조건이 유지되면서 유해 남조류 개체 수가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수온이 32℃까지 치솟으며 녹조가 크게 발생하는 환경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경남도 역시 식수원 비상 상황은 마찬가지다. 동부지역(창원·양산·김해) 식수원으로 사용되는 칠서지점 역시 조류경보제가 관심단계에서 경계단계로 상향됐다. 칠서지점은 지난 12일 2만613개에서 기준치를 초과했고, 19일 조사에서 9만1544개로 증가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조류경보 경보 단계 발령에 따라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안간힘이다. 취수단계에서는 취수장 녹조 유입 차단을 위한 조류제거선 투입, 차단막 설치, 살수장치 가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수단계에서는 고효율응집제, 분말활성탄 투입, 모래·입상활성탄 여과지 역세척 주기 단축 등 고도정수처리공정 운영에 들어갔다. 조류 감시 체계를 강화해 조류독성물질 9종과 냄새물질 2종의 검출 여부 검사를 기존 주 2회에서 매일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상수원수와 정수의 조류 개체 수 검사도 지속 추진한다.

이병석 부산시 환경물정책실장은 “조류로 인한 시민들의 우려사항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취수장 녹조 유입 차단과 정수처리공정 최적화 등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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