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677조원 3.2%↑, ‘3년 연속 긴축’
정부 “약자지원 예산 충분” … “민생경제 외면" 비판
내년 정부예산이 총지출 677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올해보다 3.2% 늘어난 규모다. 정부가 예상한 내년도 경상성장률(4.3%)에도 못 미치는 ‘긴축 재정’이다.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24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비효율적 예산을 걷어내고 사회적 약자 지원에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투입했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부자감세정책과 낮은 공공지출을 유지하면서 민생경제 회복과 복지확대는 더 멀어졌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27일 오전 국무회의를 열고 ‘2025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예산안이 9월초 국회에 제출되면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위의 감액·증액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확정된다.
총수입은 39조6000억원(6.5%) 증가한 651조8000억원으로 전망됐다. 국세는 올해보다 15조1000억원(4.1%) 더 걷고, 기금 등 세외수입을 24조5000억원(10.0%) 늘려 잡았다.
총지출은 20조8000억원(3.2%) 늘어난 677조4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2022년 예산(604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12.1% 늘어난 규모다. 총지출 개념이 도입된 2005년 이후로 역대 정부 가운데 임기 첫 3년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하게 됐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효율적이고 중복된 부분을 덜어내고 그 빈자리에 사회적 약자 등에 필요한 부분을 충분히 넣었다”며 “내용적으로 경제활력에 기여하는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악화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채무는 1196조원에서 1277조원으로 81조원 늘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올해 3.6%에서 내년 2.9%로 낮아진다. 기재부는 “내년부터 재정 준칙(3% 상한)을 준수하면서 점진적으로 개선되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민생’에 최우선 비중을 뒀다고 강조하면서 4대 키워드로 △약자복지 △경제활력 △체질개선 △안전사회·중추외교 등을 제시했다.
시민단체와 전문가 일각에서는 “건전재정도 민생도 모두 잃은 긴축 예산안”이란 지적이 나왔다. 참여연대는 “정부 스스로 지키지도 못할 재정준칙에 가로막혀 취약계층, 영세 자영업자, 서민들의 팍팍한 살림살이를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