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성수품 역대 최대 공급…명절자금도 43조 푼다
정부 ‘2024년 추석민생안정대책’ 발표
농·수산물 최대 50~60% 할인 정부 지원
9월 14~18일 공항·배 터미널 주차 무료
명절 선물 부가세 비과세 등 세제 혜택도
정부가 20대 추석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로 공급, 물가를 관리하기로 했다. 추석 연휴를 계기로 국내 관광·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각종 할인·세제 혜택을 지원한다. 연휴 기간에는 고속도로 통행료도 면제한다. 위메프·티몬 대규모 미정산 사태 피해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도 우대 적용한다.
정부는 28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이런 내용을 담은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기존 성수품 물가 안정,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뿐 아니라, 관광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방안들이 함께 담겼다.
◆명절성수품 17만톤 공급 = 우선 정부는 추석 명절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17만톤을 공급하기로 했다. 배추·무·사과·배·양파·마늘·감자·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계란·밤·대추·잣·명태·오징어·고등어·갈치·참조기·마른멸치 등 20대 성수품 평균 가격(가중 평균)을 2021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배추·무의 경우 추석 역대 최대 물량인 1만2000톤을 공급한다. 사과·배는 농협 계약 출하 물량을 평시 대비 3배 이상 공급해 가격을 낮출 방침이다. 바나나·파인애플·망고·망고스틴·체리·키위·자몽·두리안·만다린·아보카도 등 수입 과일 10종의 할당관세(일정 기간 수입품 관세를 낮추거나 높이는 제도) 조치는 당초 9월 말에서 연말까지 적용 기간이 연장됐다.
농수산물 할인행사도 지원한다. 700억원 규모의 정부 할인 지원과 생산자·유통자 자체 할인을 통해서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 배추·무·시금치·사과·배 등 농산물은 최대 40~50%, 김·명태·고등어·참조기·마른멸치·전복·문어 등 수산물은 최대 60% 할인한다. 한우·쌀·쌀 가공식품·전복·갈치 등으로 구성된 ‘민생선물세트’를 구성해, 전국 하나로·수협마트·농협몰 등에서 10~50% 할인 판매도 실시한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 정부는 이번 명절 연휴를 계기로 관광·소비 등 내수도 함께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비수도권 내 7만원 이상 숙박 예약 시 3만원을 할인해 주는 ‘숙박쿠폰’을 50만장 배포한다. 정부·기업이 함께 근로자의 국내 여행 경비를 지원하는 ‘휴가지원사업’ 대상 근로자를 당초 연간 15만명에서 20만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도로·철도·항공·선박 등의 이용료나 주차비도 면제된다. 다음 달 15~18일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한다. KTX·SRT 티켓은 역귀성 때 30~40%, 인구 감소 지역 여행 시에는 50% 할인하기로 했다. 다음 달 14~18일 국내선 이용객들은 공항 주차장과 국가 운영 연안(종합) 여객터미널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초·중·고 운동장도 무료 주차장으로 개방할 방침이다.
국내에서 즐길거리를 충분히 찾을 수 있도록 연휴 기간 동안 궁·청와대를 야간 개장하고, 코리아 둘레길 전 구간을 처음으로 개통한다. 국가 유산·미술관도 무료로 개방하며, 관련 정보는 네이버지도, 카카오맵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세제 지원도 병행한다. 명절에 회사가 사원들에게 주는 선물에 대해 10만원 한도로 부가가치세 비과세를 적용하기로도 했다. 기존엔 명절·생일·창립기념일 등 항목을 모두 합쳐 10만원 비과세였지만, 명절 항목에 대해서는 별도로 적용한다.
◆티메프 피해기업 금리 낮춰 = 올해 하반기 지출액이 작년 하반기보다 5% 이상 많은 경우 증가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20%로, 하반기 전통시장 지출액에 대한 소득공제율도 80%로 한시 상향하기로 했다. 기업이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해 업무 추진 목적으로 지출한 금액에 대해서는 업무추진비 손금산입 특례를 적용해 주기로 했다.
이밖에 명절 자금용 대출·보증을 43조원 규모로 공급한다. 특히 위메프·티몬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중소기업에는 소·중진공 정책자금의 대출금리를 2.5%까지 낮추고, 신보·기은 지원프로그램도 금리와 한도를 우대해 지원한다. 이미 대출을 받았던 기업도 재약정 등을 통해 혜택을 소급적용 받을 수 있다.
추석 전후 신용보증기금이 매출채권 총 2조7000억원 규모를 보험으로 인수해 중소기업의 외상 판매 위험을 낮춰주는 등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지원도 강화한다. 최대 20만원의 전기료가 지원되는 소상공인 대상을 기존 연 매출 6000만원 이하에서 1억400만원 미만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PG사 재무건전성 확보” = 이날 회의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와 관련,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사)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본금 규모를 상향하고, 경영지도기준 미준수에 대한 조치 근거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법령은 분기별 거래규모 기준 ‘30억원 이하’에는 3억원, ‘30억원 초과’에는 1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이 기준을 더 높이겠다는 취지다.
최 부총리는 “이번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관련법률 개정안을 9월 중으로 공개하고 공청회를 거쳐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개정안에는 이커머스의 범위, 구체적인 정산기한 주기, 별도관리 판매대금 비율 등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미정산 피해자 금융지원에 대해선 “기존 지급분까지 대출금리가 2.5%로 인하된다”며 “최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인터파크커머스에 대해서도 이달 말까지 피해현황을 집계하고 조속히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