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공론화 백서를 보니 ③ 모든 연금 동시구조개혁
국민연금-공무원연금 형평성 요구…“대화기구 구성” 68.2%
“직역연금 보험료율 높이고 급여액 일정기간 동결”
‘기초연금 급여수준 인상’ 방안에 52% 동의 의견
“연금개혁 관련 국회의원들의 결정 신뢰한다” 69%
시민대표단은 숙의 끝에 국민연금 개혁을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직역연금 개혁과 연계하고 퇴직연금, 기초연금도 손봐야 한다는 결과에 도달했다.
저출산 고령화에 맞춘 노후 생활을 대비하면서 직역간 형평성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28일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백서에 따르면 492명의 시민대표단은 교육과 토론 등을 거친 이후 이뤄진 3번째 설문조사에서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의 형평성 제고 방안’으로 정부와 당사자가 균형 있게 참여하는 대화기구를 구성하는 데에 68.3%가 동의했다.
다만 1차 조사와 2차 조사에서 각각 82.1%, 82.9%가 대화기구 구성에 찬성했다가 3차에서는 20%p 가까운 이탈이 나왔고 ‘동의하지 않는다’(별도 동의하지 않는다+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10.5%, 11.7%에서 29.8%까지 뛰어오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각 직역간 의견조율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여전히 과반이 ‘대화와 타협’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의 형평성과 관련해 국민연금을 현재와 같이 직역연금과 별도로 운영하면서 직역연금 재정건전성을 도모하기 위한 2가지 방안에 대한 숙의도 진행됐다.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에 맞춰 직역연금도 같이 올리는 방안이 시민대표단 69.5%의 동의를 얻었고 63.3%는 직역연금 연금급여액을 일정기간 동결하자는 의견에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보험료율 인상과 급여액 동결을 동시에 시도할 지는 따로 논의하지 않았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관계에 대한 논의에서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수급범위는 현행대로 유지하면서도 급여수준을 높이는 방안’에 52.3%가 동의했고 45.7%는 ‘국민연금 급여구조는 현재와 같이 운영하되 기초연금의 경우엔 수급범위를 줄여 하위소득자의 수급액을 늘리는 차등급여 강화하는 방안’에 찬성입장을 내놨다.
3차 조사에서만 이뤄진 퇴직급여제도 개선방안 중에서는 퇴직연금의 일부를 별도 기금으로 적립, 운용해 연금으로 받는 ‘준공적연금 전환’ 방식에 절반 가까운 46.4%가 동의했다. 퇴직금 중간 정산이나 퇴직연금의 중도 인출, 정년 이전 퇴직 때의 해지 요건 등을 강화해 연금화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데에는 27.1%가 동의의사를 밝혔다.
현행 퇴직연금 제도를 노후에 제대로 활용하거나 퇴직과 국민연금 수급 기간의 불일치에 따른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전체의 73.5%가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공론화위원회는 준공적연금 제도에 대해 “퇴직금이나 퇴직연금에 대한 기업 부담금 중 일부를 확정기여형 연금제도의 보험료로 의무적으로 전환해 별도 기금으로 운영하고 그 적립금과 운용수익금을 55세 또는 60세 등 수급시점에 근로자에게 연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나는 연금개혁과 관련한 국회의원들의 결정을 신뢰할 것이다’라는 문항에는 69.1%가 ‘그렇다’고 답했고 ‘그렇지 않다’는 12.9%에 그쳤다. 국회에서 합의하기만 한다면 연금개혁안에 동의하겠다는 의견이 절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셈이다.
반면 ‘일반 사람들은 정부가 하는 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데엔 ‘그렇다’가 58.4%, ‘그렇지 않다’가 33.0%를 보여 일반 대중의 의사가 정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동맥경화’ 현상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치인들은 나와 같은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관심을 기울인다’는 항목에 대해서도 ‘그렇다’가 41.8%로 ‘그렇지 않다’(33.3%)보다 높았지만 차이가 크지 않았다. 특히 20대에서는 ‘그렇다’(29.9%)보다 ‘그렇지 않다’(33.3%)는 의견이 더 많았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