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웨이 대표, 직판조합 이사장 겸직 논란
배수정 암웨이 대표 직판조합 이사장으로 추천
업계대표, 관리기관 이사장땐 '이해충돌' 우려
다단계업체를 관리 감독하는 기관인 직접판매공제조합이 새 이사장 선임을 앞두고 배수정(사진) 한국암웨이 대표를 단독으로 추천해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배 대표는 직접판매공제조합 새 이사장 초빙공고에 지원해 임원추천위원회 추천을 받아 이사회 의결을 통과했다. 최종 총회 승인만 남겨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직접판매공제조합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달 18일 조합 홈페이지 등에 새 이사장 초빙을 공고했다. 지원자 제출서류 마감일을 8월 1일까지로 정했다. 하지만 지원자가 없자 기간을 6일까지 연장한다고 공고했다.
배 대표는 연장기간에 단독 지원했다. 임원추천위원회는 배 대표를 이사장 후보로 추천, 이사회 의결까지 거쳤다. 배 대표는 29일 최종 총회 승인을 거치면 9대 직접판매공제조합 이사장으로 선임된다. 총회에서는 17개 출자사가 투표하는 방식으로 과반수 이상 찬성일 경우 새 이사장으로 선임된다.
하지만 업계와 관계기관에서는 배 대표가 직접판매공제조합 이사장으로 취임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배 대표가 직접판매공제조합 이사장이 되면 한국암웨이 대표와 겸직하게 된다. 이럴 경우 직접판매공제조합이 특정업체 이익만 대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 직접판매공제조합은 다단계업체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측면과 더불어 불법 마케팅을 관리 감독하는 권한도 있다.
직접판매공제조합은 다단계판매에 따른 피해자 구제를 위해 각 업체들이 매출 일정액을 출자해 기금을 관리하고 불법판매 감독기능을 가지고 있다. 직접판매공제조합은 암웨이 등 외국계 대형다단계 업체 17개사로 구성돼 있다.
배 대표가 직접판매공제조합과 암웨이 대표를 겸직할 경우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여론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도 “업체 현직대표가 관리감독기관 수장이 되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겸직금지 조항이 있는지 살펴봤지만 직접판매공제조합에는 이런 조항이 없어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단계업계의 경우 업계 대표가 조합 이사장을 겸직해 문제가 된 경우도 있었다.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함께 다단계업계 대표 공제조합인 특수판매공제조합은 1대 이사장을 JU대표가 역임했다. JU는 2조원대 다단계 마케팅 사기 사건을 일으킨 주수도가 이끈 회사다. 당시 업체 불법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조합이 오히려 이를 방조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이후 이같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외부 전문 인사들이 공제조합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직접판매공제조합도 1대 박세준 이사장을 제외하고 공정위 재경부 경찰청 감사원 식약처 등 다양한 기관 인사가 이사장을 역임했다.
또 다른 논란은 배 대표가 새 이사장에 선임되더라도 한국암웨이 대표까지 역임할 경우 조합 상근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현 정 승 이사장이 상근고문자리를 신설해 조합운영을 지속할 것이라는 소문이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직접판매공제조합 관계자는 “29일 총회이후 새 이사장 선임이 발표되면 보도자료를 통해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암웨이 관계자는 “1대 박세준 이사장도 한국암웨이 대표를 겸직했다”고 밝혔다.
한편 배 대표는 1995년 한국암웨이에 입사한 후 2006년 마케팅 임원으로 승진했으며 2015년 암웨이 글로벌 최고마케팅임원으로 임명됐다. 이후 2019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암웨이 대표를 역임 중이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