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 무산 후유증 ‘일파만파’
대구시와 경북도의회 충돌
시민단체·야당 책임론 제기
2026년 7월 1일 통합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추진했던 대구시와 경북도의 행정통합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후유증이 커지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의회가 정면충돌하고 시민단체와 야권 정치권도 책임론을 제기한다.
대구시는 28일 “지난 27일 경북도의회 도정질의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강한 비판이 있었고 박성만 도의회 의장은 대구시장에 대해 도를 넘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한 바 있다”며 “경북도의회 의장은 막말을 사과하고 의장직을 사퇴하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북도의회는 같은 날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대구시 공무원이 경북도민을 대표하는 경북도의회 의장직 사퇴를 운운하는 것은 선을 넘어서 260만 도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구시장이 물러난다면 의장직을 걸겠다”고 맞받았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대구시당, 시민단체 등은 행정통합 무산을 선언한 홍준표 대구시장의 독단행정에 대한 사과와 함께 책임론을 제기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무산여부와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상 무산됐다고 한 것과 달리 대구시와 경북도는 통합 재논의 가능성도 열어놨다.
대구시는 "경북도의회 의장의 막말 사과와 의장직 사퇴조치가 있을 경우 통합논의를 재개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경북도는 "통합논의를 중단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2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과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을 만나 대구경북 행정통합 타결을 위해 정부가 행정체계 중재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지사는 “시·도 통합은 대구경북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결국 가야하는 길”이라며 “행안부가 5월부터 미래지향적 행정체계개편 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켜 지방행정체계 개편을 연구해 왔던 만큼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중재안을 신속하게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은 전날 도의회 도정질의 중간에 “무릇 정치인은 말 한마디를 할 때 바위 덩어리보다 무거워야 되고 권력의 쓰임새는 깃털보다 가벼워야 되는데 일련의 과정을 보면 정반대”라며 “대구시장의 말은 깃털처럼 가볍고 권력 쓰임새는 바위덩어리처럼 무겁다”고 비판했다.
또 경북도의회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홍준표 시장의 기자간담회와 페이스북 정치 등 일방적인 행정통합 무산 발표로 시·도민 갈등과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광역단체장 한 명이 독단으로 폐기하는 행태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