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들 잘못 생각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고3들은 재수생들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그 두려움은 극복할 수 없는 격차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믿게 하였습니다. 이번 수능 응시 인원 중 재수생 이상의 비율이 수능 사상 역대 두 번째로 높을 것이라는 기사도 그 공포심을 극대화합니다.
20년 넘게 고3을 가르쳐 온 저로서는 이런 반응들이 퍽 실망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런 인식들을 개선하고자 여러 설명회들을 통해 재수생들의 실력이 생각만큼 고3들이 넘을 수 있을 정도가 아니다라는 말씀을 학부모님들께 전달하고는 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원인보다 현상에 더 집중합니다. ‘재수생들이 수능을 잘 보니까 고3은 정시로 갈 수 없다’ 라는 현상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 원인을 찾기보다 ‘고3은 그러니까 수시로 대학을 갈 수밖에 없다’ 라고 단순하게 믿게 되고 그 결과로 수능에 필요한 공부에 시간을 쓰기보다는 생기부에 과장된 기록을 남기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그것이 결국 재수생들과의 학업량의 차이로 연결되고 수능에서 고3들이 더 잘 못 본다라는 인식을 굳히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고3이 재수생보다 더 의미 있는 시간을 쓰지 못해서 잘못하는 것인데 그냥 고3은 원래 그럴 수 밖에 없다라고 믿는 믿음이 계속 다음 세대에 무책임하게 전달되고 있는 것입니다.
재수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의대 입시에서도 고3이 정시로 합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아주 많은데 최근 4년 정도의 통계를 직접 조사해보면 정시모집으로 의대를 합격한 고3의 비율은 대략 30%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상당히 높은 비율이지요. 입시는 단순합니다. 더 많이 공부해서 더 공부를 잘하면 좋은 대학에 갑니다. 고3이어서 불리하고 재수생이라는 것만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주 커다란 고통을 주는 지나친 단순화입니다.
이제 수능까지 남은 두 달여의 시간을 아낌없이 공부에 시간을 써 주기를 학생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선생으로 간곡히 바랍니다.
평촌해병수학학원 김통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