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64개 핵심기술중 57개서 경쟁력 1위”
호주연구소 추적 보고서
“연구 리더십 놀라운 변화”
핵심기술 64개 부문 중 약 90% 가량인 57개에서 중국의 연구 경쟁력이 1위로 나타났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호주 싱크탱크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28일(현지시간) 발표한 ‘20년간 핵심기술 추적지표’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간 발표된 논문을 평가한 결과 중국은 레이더나 위성 위치추적, 드론, 합성 생물학, 첨단 데이터 분석 등 57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52개 부문보다 5개 부문 증가했다.
미국은 양자 컴퓨팅과 유전자 기술, 백신 등 7개 부문에서만 1위였다. 2003~2007년만 해도 미국은 연구논문 인용 횟수를 기준으로 64개 핵심기술 부문 중 60개에서 연구 경쟁력 1위를 기록했다. 당시 중국은 3개 부문에서만 1위였다. 미국은 2000년대 초중반 압도적인 연구 강국이었으나, 그 우위를 잃었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중국은 한 국가가 독점할 위험이 높아 ‘고위험’으로 분류된 24개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ASPI는 지난해에는 고위험으로 분류된 부문이 14개였지만 올해는 24개로 늘었고, 새로 고위험으로 분류된 기술들은 레이더나 위성 위치추적, 첨단 항공기 엔진, 드론 등 국가 안보와 밀접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핵심 방위 기술의 혁신이 중국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인도의 부각도 지적했다. 인도는 64개 기술 중 45개에서 상위 5개국에 올랐다. 지난해 37개에서 증가했다. 이는 2003~2007년 사이 4개 기술에서만 상위 5개국에 들었던 것에 비해 엄청난 성과를 낸 것이다. 인도는 아직 64개 핵심 기술 중 어느 것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지는 않지만(중국과 미국만이 모든 기술에서 선두) 다양한 기술, 특히 바이오연료 와 고사양 가공공정에서 강력한 성과를 보이며 2019년 이후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영국의 하락도 지적했다. 영국은 지난해 44개 기술에서 상위 5개국에 올랐으나 올해는 36개 기술로 줄었다. 2003~2007년을 살펴보면, 영국은 47개 기술에서 상위 5개국이었다. 영국이 상위 5개국 순위에서 하락한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지만, 대부분은 첨단 소재, 감지 및 우주와 관련된 기술이다.
독일은 27개 분야에서 상위 5개국에 들었고, 이탈리아는 15개 분야에서, 프랑스는 3개 기술 분야에서만 상위 5개국에 들었다.
또 한국의 기술 경쟁력이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은 64개 핵심기술 중 전기 배터리와 반도체 제조 등 24개 부문에서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특히 슈퍼커패시터(초고용량 전기저장장치) 부문에서는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원자력과 양자 센서 등 8개 부문에서만 5위 안에 들어 한국에 뒤처졌다. 2003~2007년에는 상위 5위 안에 들어간 부문이 일본은 32개, 한국이 7개였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역전된 것이다.
장병호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