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예산비중 1%로 추락
문재인정부 이후 축소 뚜렷 … 윤석열정부, 신해양강국비전 뒷받침 실패
정부 예산에서 해양수산부 비중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2일 발표한 2025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1.4% 늘어난 6조7837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보다 3.2% 늘어난 정부 전체 예산안 677조4000억원의 1.0% 수준이다. 정부 전체에서 1.02% 비중을 차지했던 올해보다 더욱 줄어든 수준이다.
1996년 김영삼정부에서 출범한 해수부는 2008년 이명박정부에서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로 해체됐다가 2013년 박근혜정부에서 부활했지만 정부에서 산업과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부처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채 무기력감을 드러내고 있다. 해양산업계와 시민사회에서는 해양에 대한 국가적 비전을 뚜렷이 할 것을 요구하는 신해양강국국민운동이 등장했고, 윤석열정부는 이를 해양정책의 비전으로 받아들였지만 후쿠시마오염수 대응 등 위기관리에 집중하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세월호참사 한진해운사태 등으로 발목을 잡혔지만 박근혜정부는 부활한 해수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애를 썼다. 박근혜정부가 편성한 2014~2017년 예산에서 해수부 예산은 1.23% → 1.25% → 1.26%로 늘어나다 2017년 1.24%로 줄었다. 2016년 겨울 촛불집회 등 탄핵정국이 있었다.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정부에서 해수부 예산 비중은 떨어졌다. 문재인정부는 해운재건을 내세웠지만 전체 해양수산 전반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데 실패했고, 예산도 2018년 1.18%에서 2019년 1.10%, 2020년 1.09%, 2021년 1.10%, 2022년 1.05%로 우하향했다.
윤석열정부는 신해양강국을 표방하며 2022년 5월 출범했지만 예산에서 반영된 국정비전은 초라한 상황이다. 2023년 1.01%로 문재인정부보다 더 추락한 해수부 예산은 2024년 1.02%로 버티다가 2025년 1.00%(정부안)로 더 떨어졌다.
정부 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축소되고 있는 해수부에 대해 국회에서 어떤 논의가 진행될 지 주목된다.
한편, 해수부는 내년 예산에서 바다생활권 조성 등을 위한 수산·어촌 관련 예산에 3조1874억원을 편성했다. 올해보다 2.2% 늘어난 규모다.
해운·항만 부문은 2.3% 늘어난 2조850억원이다. 물류 등 기타 부문 예산은 3.7% 줄어든 9523억원, 해양환경 부문 예산은 3.1% 증가한 3459억원, 과학기술연구지원 부문은 2.3% 늘어난 2131억원을 각각 편성했다.
연구개발(R&D) 예산은 7488억원으로 올해보다 2.5% 늘었지만, 2023년 8783억원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기후대응기금 내 해수부 소관 연구개발사업을 포함한 R&D 예산은 올해보다 9.5% 증가한 8233억원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