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내 외국인 기능실습생 직장이탈·불법체류자 급증
지난해 9753명 직장서 이탈
베트남·미얀마 등 국적 다수
열악한 처우·인권침해 원인
일본에서 외국인 기능실습생의 직장 이탈과 불법체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출입국관리청이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753명의 기능실습생이 기존 직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같은 규모는 지난해보다 747명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치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에 합법적으로 들어온 기능실습생 50만9000명의 1.9%에 달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일본 안에서 외국인 기능실습생의 직장 이탈이 늘어나는 데는 열악한 처우와 인권침해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의 현행 기능실습생 제도는 원칙적으로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정 사업장에서 기능을 전수받는다는 취지에 따라 원칙적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3년간 직장을 바꿀 수 없다.
열악한 근로조건과 인권침해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직장을 옮길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로 폭행과 폭언, 협박, 임신 및 출산 등의 경우로 확대하고 있다. 오는 2027년부터는 직장을 옮길 수 있는 요건을 보다 완화한 제도도 도입한다. 일본내 외국인 노동자 지원단체는 그동안 좀 더 쉬운 이직을 가능하게 해 이들이 근로자로서 권리를 누리도록 해야한다는 요구를 계속해왔다.
한편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일본 내에서 불법적으로 자취를 감춘 기능실습생은 4만607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3만631명은 강제 출국당하거나 소재가 확인됐지만, 9976명은 여전히 불법체류 신분으로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무단이탈자의 국적별 현황에 따르면, 베트남이 5481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서 미얀마(1765명)와 중국(816명), 캄보디아(694명) 등이 뒤를 이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