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한글문화수도 조성 총력전
한글날 세종 경축식 정례화
한글문화단지 예산 확보전
세종시가 한글문화수도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세종시는 2012년 출범 전부터 행정수도를 지향하면서 문화적 정체성으로 한글문화도시를 핵심가치로 추진해왔다.
5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정부에 10월 9일 한글날 경축식을 매년 세종시에서 개최할 것을 건의하고 있다. ‘세종시’라는 도시 이름이 세종대왕에서 따온 만큼 상징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한글날 경축식을 국경일 지정 이후 처음으로 서울을 떠나 세종시에서 개최한 바 있다.
세종시는 또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한글문화단지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비 3억원을 포함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해당 용역비는 정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2025 정부예산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포함된 세종시 한글문화도시 관련 사업은 ‘한글 목조탑 건립’(2억5000만원), ‘실내형 한글놀이터 조성’(4억원),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30억원) 등이다. 이 가운데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은 올해 말 예정돼 있는 문화도시 본지정이 돼야 받을 수 있는 예산이다. 세종시는 지난해 말 한글문화도시로 정부의 문화도시 후보지에 예비지정됐다. 세종시는 문화도시에 본지정되면 앞으로 3년간 100억원의 국비를 받을 수 있다.
세종시가 구상하는 한글문화단지는 한글과 한국어, 한국문화를 체득·체험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 내부에 한글사관학교, 한글문화체험관, 한글문화거리, 전통교육원 등을 갖춘 시설이다. 규모는 10만㎡로 자체 용역결과 총사업비는 3093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기관이 밀집해 있고 국토의 중심에 위치해 있는 만큼 타당성은 충분하다는 게 세종시 판단이다. 문제는 대규모 사업비다.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 속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세종시는 한글문화단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2차 공공기관 이전 시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인 세종학당재단의 세종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세종학당재단은 한국어와 한국문화 확산을 위해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공공기관이다. 세종학당이 해외 한국어 보급 전진기지라면 한글문화단지는 세종학당에서 활약할 한국어 교원과 외국인 학습자를 교육하는 국내 기반시설인 셈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한글문화단지는 세종시가 학글문화수도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시설”이라며 “국회에 공이 넘어간 만큼 지역 정치권 등과 힘을 합쳐 내년도 정부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