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의정부 성모병원 심야방문, 의료진에 “감사” “죄송”
“피로감, 진료 차질” “의사부족” 응급현장 목소리 들어
대통령실, 전국 17개 응급의료센터 비서관 파견 검토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늦은 저녁 경기도 의정부 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를 방문, 현장 의료진의 애로사항을 듣고 지원을 약속했다.
추석명절을 앞두고 자신이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장담했던 비상의료체계를 점검하는 한편 의료진을 격려하고 보완할 점을 찾기 위해서다.
이날 저녁 8시 50분쯤 센터를 찾은 윤 대통령은 1시간 20분가량 머무르며 진료현장을 둘러봤다.
경기북부 권역응급의료센터 및 권역외상센터를 운영 중인 의정부 성모병원은 의정부, 양주, 동두천, 포천, 연천 등 수도권 내 의료취약지역의 필수의료를 담당한다. 응급센터에선 연간 6만명 가량의 환자를 진료한다.
윤 대통령의 의료기관 방문은 이번이 9번째다. 올해 2월 의료개혁 발표 이후 서울, 경기, 충남, 부산 등 각지를 돌며 8개 의료기관 현장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마스크를 쓰고 병원장 및 응급의료센터장의 안내를 받아 진료현장을 둘러봤다. 그는 의료진들에게 “밤늦게까지 수고가 많으시다” “의사선생님들이 헌신적으로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사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응급의료가 필수 의료 중에 가장 핵심인데 국가에서 제대로 관심을 가지고 도와드리지 못한 것 같아 참 안타깝다”며 “헌신하는 의료진에게 늘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의료진들은 윤 대통령에게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한창희 병원장은 “지난 설연휴 때 40% 가량 응급 환자가 더 많이 온 점을 고려할때 이번 추석 연휴때 환자가 늘 것 같다”고 설명한 후 “현재 전공의 빈 자리를 채운 교수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어 배후 진료에 차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기회에 의료전달체제를 개선해, 환자 수가 아닌 진료 난이도로 보상받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도 했다.
최세민 응급의료센터장은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 응급환자 위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호부장은 “흉부외과 등에 진료지원(PA)간호사가 있었는데 그동안 법적인 보호를 못 받아서 어려움이 있다가 이번에 간호법이 통과돼서 당당하게 업무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면서도 “진료지원간호사가 있어도 처방할 수 없는 부분은 의사부족으로 어려움이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가용한 자원을 가장 우선적으로 투입해서 의사선생님들이 번 아웃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예비비를 편성해서라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업무강도가 높고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필수의료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추석 연휴 전까지 전국 17개 광역시·도 권역응급의료현장에 1급 비서관들을 한 명씩 배치, 현장을 직접 챙기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통령실은 4일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의료계 사태 해결을 위한 ‘여·야·의·정 비상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데 대해서는 “여야는 의료 지원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을 일치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여야 간에 먼저 협의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거리를 뒀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