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장단기 스프레드 재역전
5일 한때 2년물 금리, 10년물보다 낮아져
시장은 경기침체 징조 여부에 ‘갑론을박’
그동안 미국채 장기물 수익률보다 높았던 단기물 수익률이 다시 낮아지는 수익률 재역전이 발생했다.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경제침체가 임박한 신호로 보고 있다.
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금리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수익률이 5일(현지시각) 한때 10년물 수익률보다 낮아졌다. 8월 미국 민간부문 일자리 증가가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는 데이터가 나온 직후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장기채 수익률이 단기채 수익률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은 역사적으로 경기침체 지표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100% 들어맞지는 않았다. 미국채시장은 지난 2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같은 신호를 보냈다. 투자자와 전략가들은 수익률 재역전 현상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갑론을박하고 있다. 일부는 미국경제에 대한 좋은 소식이라고 보는 반면, 또 다른 일부는 침체가 임박했다고 믿는다.
도이체방크 전략가 짐 리드는 “장단기 수익률 정상화를 미 경제침체에 대한 공습경보 해제(all-clear) 사이렌으로 보기 쉽다. 하지만 아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수익률 역전이 정상화될 때 경기침체가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지난 4번의 경기침체는 장기채 수익률이 단기채보다 높아지면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반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경제학자 제임스 라일리는 “과거에는 스프레드 재역전 현상이 경기침체에 선행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침체에 대한 경고라기보다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한 징후에 불과하다. 경기침체 현실화에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단기채 수익률은 역사적으로 대개 장기채 수익률보다 낮았다. 오랜 기간 빌려주는 데 따른 리스크가 더 높기 때문이다. 단기채 금리가 장기채보다 높아지면 투자자들은 향후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금리스와프시장은 이번달 연방준비제도가 현행 5.25~5.5%인 기준금리를 0.25%p 낮출 가능성을 100%로 보고 있다. 0.50%p 인하 가능성은 40%로 점치고 있다. 또 올 연말이면 기준금리가 1.00%p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
4일 발표된 미국 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7월 미국기업의 구인수는 770만명으로 예상보다 낮았다. 3년여 만에 최저치였다. 이 때문에 미국채 단기물 수요가 증가했다.
바클레이스 글로벌리서치 대표인 아제이 라자드야크샤는 “구인·이직 지표는 연준이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시장도 이를 알고 있다. 그래서 잠깐동안 수익률 재역전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수익률곡선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더 신속한 금리인하 사이클을 예상하면서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률곡선은 지난달 초에도 잠깐동안 재역전됐다. 7월 급여 지표가 예상보다 약화되면서다. 이는 경기침체 우려를 자극했고, 투자자들은 큰폭의 금리인하에 베팅했다. 하지만 그같은 우려는 미 경제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경제지표가 잇따라 나오면서 완화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금리향방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매번 나오는 경제지표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6일(현지시각)에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가 나온다. 로이터통신 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8월 미국기업들이 16만개의 일자리를 늘렸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7월 11만4000개 증가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